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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횬 May 21. 2024

“나는 주차운이 참 좋아”


주차장이 꽉 찼을 때 어느 타이밍에 내 차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기가 막힌 주차자리가 나올 때가 있고, 몇 바퀴를 돌아도 주차할 자리가 없어 전전긍긍할 때가 있지요.


열 중 아홉 번은 언제나 최상의 위치에 주차 공간이 떡하니 나타납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주차 운이 참 좋아”

“괜찮아, 내가 주차 운이 좋잖아 “


매번 그랬던 것도 아닌데, 제가 말하는 이 말에는 왠지 힘이 있습니다. 주문을 외우는 것 같죠. 이제는 남편도 인정합니다. 제가 주차 운이 좋다는 것을요.


이것은 자기 효능감입니다. 투정 없이 삶에 최선을 다 할 수 있고, 그 최선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지고 오는 이유죠. 최선을 다함이 나에게 주는 결과를 믿는 것입니다. ‘해봐도 안되니까.‘, ’ 이렇게 해도 안되는걸 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매 순간을 포기하며 지냅니다. 그런 삶이 훨씬 편하긴 합니다. 애써 뭔가를 하기 위해 움직일 필요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은 자기 효능감이 마법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해 성취를 해본 뜨거운 감정을 느껴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기 효능감보다 앞서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이죠. 혹시 자신을 주제로 SWOT 분석을 해본 적이 있을까요? 빈 종이에 중앙가로선, 중앙세로선을 그어 4 구역으로 나눈 뒤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기를 각 칸에 작성합니다. 그리고 그 안을 채워보는 것이죠. 그런 뒤 전략을 세우는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SWOT 분석은 나를 제대로 알아가는 것에 도움이 됩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저희는 너무나 바쁩니다. 왜 이렇게 바빠졌을까를 생각해 보니 쇼츠 영상이나 릴스 같은 도파민을 샘솟게 하는 그것 때문이지 않을까라고 추측해 봅니다.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손에 항상 가지고 다니는 미디어 세상의 영향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죠. 우리는 가만히 멈춰 있지 못합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죠. 그러니 우리에게는 잠시 멈추어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 거추장스럽고. 번거롭기만 한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모르고 지내는 것입니다.


다시 되돌아가 저는 왜 주차를 하는 순간마다 “나는 주차 오늘 좋아”라고 이야기하는 걸까요? 그것은 자기 암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자기 암시에는 긍정적인 것도 있지만 부정적인 것도 있죠. ‘이것은 내가 해 봤지 안 될 거야.’, ’ 이것은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야‘, ’ 난 이런 건 할 줄 몰라 ‘ 시도해보지도 않고 앞서 나가서 안 된다고 선을 그어 버리는 것, 말하진 않지만 마음속으로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부정적으로 예측하는 것, 그것이 모두 부정적인 자기 암시입니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자기 암시는 무엇일까요? 제 이야기를 드리는 것이 가장 이해가 편하고 쉬운 예일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를 상상합니다. 저는 교사 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만나니 수업 장면이 먼저 상상하죠. 오늘은 어떤 흐름대로 나가서 아이들이 협동을 통해서 이런 배움이 일어났으면 좋겠고 그 배움의 확장까지 상상을 해 보는 거죠. 그리고 기도합니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저의 기분, 학생들의 배움이 맑음이길요.  


그다음, 해야 할 업무를 상상하죠. 이것은 상상보다는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지 순서를 정하고 당장 아침에 가서 해야 할 일부터 생각하는 즉, 계획을 세우는 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업무에 부담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교육 경력이 쌓인다는 것이 그런 편안함을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함께 일할 동료들 얼굴을 떠 올립니다 함께 일을 하며 그들이 그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워 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그 믿음은 행복한 삶의 답입니다.


매일 아침은 아니지만 한 달에 두세 번 아침 커피를 사서 학교로 갑니다. 스타벅스 커피, 어떤 때는 이것이 그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의 하루를 응원의 마음입니다.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서 얼굴이나 손바닥에 쓰여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즘 가장 큰 변화는 저의 주변이 속도는 느리지만 긍정의 효능감과 자기 암시로 달라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 삶을 바꾸었고, 그것이 제 주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오늘의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는 바로 이것입니다.

https://pin.it/4gyWJJG6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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