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jay Nov 27. 2020

제주에서의 하루 일상

우리의 하루 루틴을 정했다. 이곳까지 와서 아침 늦잠이 웬 말인가. 7시 전원 기상. 차로 5분 거리인 해변 산책로에 가서 아침 달리기를 한다. 돌아와 함께 아침식사를 준비해서 먹는다. 9시부터 아빠는 재택근무, 세 아이들은 주어진 하루 분량의 공부를 한다. 그리고 12시 30분 집에서 점심을 먹는다. 3월 아직은 쌀쌀한 날씨, 가장 따뜻한 오후 2시부터 1 일 1 오름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온다. 정말 말 그대로 일상 살기 도전이었다.


계획대로만 되면 세상 얼마나 쉬울까? 첫 번째 복병은 3시간을 넘게 스스로 자기 공부를 해야 하는 거였다. 온라인 수업도 하기 전이니 오롯이 자기 스스로 말이다. 중1과 초5 아들들의 집중력은 10분을 넘지 못했다. 툭하면 이거 내놓아라 저거 내놓아라 하는 통에 모두의 집중력을 흐트러 놓았다.


"너희들 자꾸 이렇게 자기 할 일을 못하고 집중 못하면 힘든 일 시킨다!!"


으름장을 놓았다. 그런데 3시간을 꼼짝 못 하고 공부를 하느니, 차라리 일을 하겠단다. 요놈들 한번 당해봐라. 무성하게 자란 마당의 풀들을 뽑는 중노동을 시키기로 했다. 마당의 풀을 뽑으면 공부시간을 빼주기로 했다. 쪼그리고 앉아 잡초를 뽑다 보면 편안 의자에서 공부하는 게 더 쉽다는 걸 깨닫게 되리라. 풀을 뽑으러 나간 두 아들들이 한 시간이 넘도록 아무런 소리도 없었다. 밖 내다보니 너무나 즐겁고 행복하게 풀을 뽑고 있었다. 누가 더 많은 풀을 뽑았는지, 누가 더 큰 잡초를 뽑았는지 서로 내기를 해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 마당은 언제 6개월 넘게 방치되었던 집이었냐며 말끔함을 드러냈다. 톰 소여가 하기 싫은 울타리 페인트 칠을 재밌는 일로 포장해 동네 아이들에게 돈을 받고 시켰다. 일을 하다 보면 정말 재밌어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을 간혹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은 절대 이길 수 없다.


풀을 뽑는 일이든 여행을 다니는 일이든 글을 쓰는 일이든 그것이 즐거워서 하는 인생은 살만한 인생 아닌가? 세 아이들이 무슨 일을 하든 즐겁게 그 일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자~ 이제 1일 1 오름 시작해 볼까~~  


행복한 풀 뽑기. 즐겁게하면 노동도 재밌다는 진리~~^^



이전 01화 이 시국에 제주도를 간다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