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일상에서 일주일은 길지 않다. 일 년 52번 반복되는 한 주는 언제 지났는지 모르게 지나갈 때가 더 많다. 평범하게 보낸 지난 한 주 간 뭘 먹었는지 어디를 갔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한 주는 일 년이 지나도 매일 먹었던 음식과 지나갔던 상점들도 스쳐 간 사람들까지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왜 그런 걸까? 그건 아마도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난 낯선 장소가 그 시간을 특별하게 해 주는 것이 아닐까. 먹고 일하고 운동도 하는 일상은 똑같다. 그런데 어떤 일상은 일 년을 버텨낼 에너지를 준다. 우리 가족이 시도한 제주에서의 일주일 살기가 그런 것이었다.
집에 돌아오니 코로나는 더욱 기승을 부렸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매일 5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우리를 두려움에 움츠려 들게 한다. 아내가말한다. '올봄에 그렇게라도 제주도에 가지 않았다면 이 끔찍한 한 해를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서로가 조심하고 배려해야 하는 일상이 지속된다. 이미 우리는 전염병의 고통보다도 더 큰, 마음의 불안이라는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서로를 원망하고 미워하지는 말자. 미움과 증오, 원망 같은 마음의 병들이 더 깊어져서 코로나에 걸리기도 전에 서로를 죽이지는 말자.
솔로몬의 명언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그때 우리에게 남은 것이 원망과 미움이 아니라 사랑과 포용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