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따스한 봄이 찾아왔다. 자작나무로 둘러싸인 숲 가운데에 작은 연못이 있었다. 연못 속엔 올챙이 한 마리가 헤엄치며 놀고 있었다. 볼록 튀어나온 배에 달린 꼬리가 앙증맞게 살랑거렸다. 햇볕이 연못을 따스하게 덥혀주니 올챙이에게 스르르 졸음이 쏟아졌다. 올챙이는 바위 옆에 기대어 새근새근 잠에 빠져들었다.
“개구리 살려! 개구리 살려!”
올챙이는 연못 밖에서 들려온 다급한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올챙이는 바위 뒤에 숨어 연못 밖을 바라봤다. 땅 위에는 개구리 한 마리가 무시무시한 뱀에게 잡혀 있었다.
꿀꺽!
뱀은 입을 쩍 벌리고 순식간에 개구리를 삼켜 버렸다. 올챙이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렇게 무서운 광경은 처음이었다. 잔뜩 겁을 먹은 올챙이는 이렇게 생각했다.
‘저 위는 너무나 위험한 곳이야! 연못만큼 안전한 곳은 없을 거야. 절대 이곳을 떠나지 말아야지!’
이후 올챙이는 연못 속에서 조심하며 살았다.
시간은 흘러 숲에 다른 계절이 찾아왔다. 무더운 여름이 시작된 것이다. 그 사이 올챙이에게 다리가 생겨났다. 뒷다리가 먼저 쑥 나오더니 며칠 간격으로 앞다리까지 쭉 나왔다. 개구리가 된 거였다.
개구리가 된 올챙이는 연못 위로 폴짝 뛰어올랐다. 어느새 과거의 일을 모두 잊어버린 개구리는 처음 마주한 세상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비좁은 연못 속에만 살았던 개구리에게 숲은 너무나 넓었고, 신나는 일들이 넘쳐날 것 같았다. 개구리는 곧장 숲속으로 여행을 떠났다.
시간은 계속 흘러 겨울이 지났고 숲에 봄이 다시 찾아왔다. 여행을 떠났던 개구리가 연못 근처를 우연히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올챙이 살려! 올챙이 살려!”
연못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소리에 개구리는 연못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곳엔 겁에 질린 채 도망 다니는 올챙이 한 마리가 있었다. 올챙이는 커다란 물고기에게 쫓기고 있었다.
꿀꺽!
올챙이는 순식간에 물고기에게 잡아먹히고 말았다. 그 광경을 본 개구리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다.
‘저 연못 안은 정말 무서운 곳이구나! 너무 좁아서 도망갈 곳도 없으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