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 터진 물건 43 궁금아리 2
"시계는 아침부터 똑딹, 똑딹"
"세시! "
"삐약 삐약 삐약!! "
유치원에서 시계 노래를 배운 아리.
"열 시! " 선생님은 신이 나 말했지만
삐약을 열 번이나 하느라 목이 빠질 뻔했던 아리.
시계의 숫자를 6까지만 남겨야겠다고 맘먹었지.
그날 저녁 졸고 있는 아빠 몰래 집을 나온 아리는 시계를 찾아갔어.
아하, 니가 시계라는 거지. 동그랗게 예쁘게 생겼군.
어디 볼까? 새까만 침이 두 개, 언니랑 동생인가 봐.
어? 정신없이 막 달리는 저 빨간 건 뭐지? - 타고 있으면 재미있겠는데?
빨간색 짧은 침은 왜 살짝 숨어있지? 부끄러운가?
시계 파악은 이 정도로 충분해.
그럼 이제 내가 숫자를 없애야지.
하나, 둘, 삐야랏챠아아 --앗!
흐아, 시곗바늘에 한 번에 올라갔어!!
라고 기뻐하는 순간
으악!! 바로 미끄러졌지.
오기가 생긴 아리는 더 힘껏 점프, 점프!!
계속 뛰어올랐지만 그때마다 바로 떨어져 꼬꾸라 졌어.
이씨 이거 뭐야 보호막이 있어서 숫자에게 갈 수가 없어.
그렇다면 저 모자 같은 게 아마 시계 머리인가 봐.
저 꼭대기로 가면 무슨 방법이 있을 거야.
어떻게든 꼭 가고야 말 거야.
시계 유리와 벽사이 틈으로 발가락을 뻐팅기며 위로 올라가는데 되는거야.
오 - 내게 이런 힘이 있다니! 아리 자신도 놀랐어.
그런데 시계에서 개미 다리 긁는 소리가 나는데?
선생님은 똑딹 똑닭 한다고 했는데 에이, 잘못 알고 계시네.
쓰쓰쓰스쓰 세시! 이래야 하는데.
낑낑대며 억지로 꼭대기에 올라 간 아리.
기쁨의 삐-----약!! 을 목청껏 외쳤어.
이거 아리 소리 아니야?
아리야, 아리야 집에 없잖아. 내가 못살아
애 좀 보라니까. 그 새 자다니.
어서 일어나욧!!
잠결에 아빠는 엄마에게 혼나면서 뛰었어.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아리야, 아리야 -
애 좀 지켜보라니까 그 새를 못 참고 자요?
잠이 오는 걸 내가 어떡해.
밤새 일 했어요? 게임한 거 다 알아요!!
여보 잠깐 - 저기 저기--시ㄱ-- ㅖ.. 깨꼬딹----!!
아리야, 아리야 내려와. 위험해. 아니, 가만있어 엄마가 데리러 갈게.
호다닭 호다닭 왔다 갔다 난리야.
거기까지 도대체 어떻게 올라간 거야, 아이고 내가 미친다고오 -
엄마. 걱정하지 마 나 힘이 세졌어. 안 떨어져,
심심해서 시계 공부하러 온 거야.
공부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놀러 왔겠지.
여보 그래도 기특하네요- 공부한다 잖아요.
시계 공부를 왜 시계 위에서 하냐고요--옷! 꼬꼬댁!!
엄마 아빠가 싸울 거 같아서 얼른 말을 바꾸는 눈치 빠른 아리.
엄마 아빠. 지금 몇 시게?
곧 7시야. 짧은 침이 7 긴 침이 12에 가면 7시야. (성공)
저녁 먹을 시간인ㄷ -
왜 빨간 긴 침은 막 뺑뺑이를 도는 거야 어지럽게? (말 자르기)
그건 초침이야 시간이 저렇게 빨리 가고 있다는 거지. (성공)
난 초침이 좋아. 저거 타고 싶어-
아이고 머리야, 그건 타는 게 아니고 보는 거야.
그럼 숨어 있는 빨강 침은 왜 가만히 있지?
어디 뭐가 숨었다고 또 그래?
여보 당신 혹시 알아요?
모, 몰라. 아리야 뭘 그런것 까지 다 보고 그러냐.
시계는 보는거라면서요- ㅎㅎ
으이구 말이나 못하면 - 시끄러! 빨리 집에나 가자.
아빠. 하나만 더요. 시계에서 소리가 나는 거 알아요?
소리 나지. "똑딱똑딱" 시간이 가는 소리야.
선생님도 그랬는데 - 엄마 들어봐. 스스스스ㅡ 소리가 난다니까.
아이고 쟤가 이제 귀도 이상한가 봐요,
아리야 원래 시계 소리는 똑딱 똑딱이야 그렇게 알고 있으면 돼!!
아닌데?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거기 가만있어.
뭐 하고 있어요. 어서 올라가서 아리를 데려 와야죠.
꼬꼬댁--- 꼬꼬꼬 아이고 힘들어. 넌 어떻게 여길 올라갔니?
그쪽으로 오니까 힘들죠. 머릴 써야죠. 삐약ㅎ
야, 야야, 아리야 거긴 들어가지 마. 위험해.
이건 시계의 머리예요.
무슨 헛소릴 하고 그러니 그냥 장식이야.
'여기 들어가 보면 숫자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한번만 들어가 보고 올게요.
에휴 - 안 보면 다음에 또 몰래 올 거잖아. 같이 들어가자.
고마워 엄마.
아리가 돌아서 들어가려는 순간 갑자기
"때래래래래랭 때래래랭 때래래랭랭"
"때래래래래랭 때래래랭 때래래랭랭"
아이쿠 이게 무슨 소리야!!!
닭 살려!! 귀가 찢어질 것 같아.
"때래래래래랭 때래래랭 때래래랭랭"
"때래래래래랭 때래래랭 때래래랭랭"
아리야, 여보!! 뛰어내려! 날개를 펴- 랅---
엄마 아빠와 아리는 날개를 펴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시계 밑으로 굴러 떨어졌어요.
겨우 소리가 멈추었어요.
"아이고 우리 아리 괜찮니?"
"뭐라고?"
"여보 괜찮아요? 우리 식구 모두 한꺼번에 죽을 뻔했다고요."
"아직도 귀가 먹먹해서 안 들려."
야 그래도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런데 엄마, 아빠, 나 알아냈어!!
뭘? 또 알아내냐 그만 알아내고- 그냥 집에 가면 안될까?
아이 말을 잘 들어주는 부모가 좋은 부모에요. 그것도 몰라욧!
그래, 뭘 알아냈는데 ?
그 숨어있던 빨간 침이 7에 있었잖아. 그 애가 이 소리를 내게 한 거야.
그건 머리가 아니고 소리를 지르는 모자였어.
아까 시계에서 떨어질 때 작은 빨간 침이 날 보고 목을 쓱 빼며 슬쩍 웃더라고요.
아빠랑 엄마가 꼬끼오오오 할 때랑 똑 같이.
너 귀신까지 본 거냐? 떨어지면서 진짜 어떻게 된거 아니야?
당신은 무슨 무식한 소리예요. 모르면 입 다물고 있어요.
안그래도 높은데서 떨어져서 정신없는 애를.
아까 그 소리가 우리가 새벽이면 꼬끼오오오오 하는 것과 같은 것 같다는 거지.
떨어지면서도 순간에도 그걸 보고 알아내다니?
세상에 우리 아리 눈이 보배네요.
눈이 천재다 천재.
말썽만 안 부리면 얼마나 이쁠까.
자꾸 사고를 쳐서 죄송해요 삐약.
죽다가 살아난 아리 가족은 캄캄해지기 전 맛있는 저녁이 차려진 집으로 얼른 돌아갔어요.
시계의 숫자는 못 없앴지만 스스로 시계의 비밀을 알아낸 아리는기뻤어요.
모든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신이 난 엄마는 노래를 불렀죠.
시계는 아침부터 똑딹 똑딹 -
똑딹 아니라니까 엄마!!
그럼 시계는 아침부터 쓰스스ㅡ 하냐? 이상하잖아.
난, 안 이상한데?
시계는 똑딹. 아리는 삐약. 아빠는 꼬끼오. 엄마는 꼬꼬댁.
딱 맞아떨어지잖아. 똑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