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작가의 제1화 초중고대 소설

그래! 이제 초등학교 시절로 가보자

by 지크피디 ByJIKPD

오늘은 날씨가 눈부시게 맑은 날이라 태양을 가린 손가락 사이로도 빛을 느낄 수 있다. 네일 작업실에서 네일 작업을 끝내고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타를 치며 흥얼거리고 있을 때였다. 기타를 들고 한 사람이 햇살 한 줄기가 비추는 듯 미소를 머금고 다가왔다. 어차피 사람 많은 곳이라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고 평소와 같이 기타를 쳤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 와서 예사롭지 않게 기타케이스를 열고, 친숙한 듯 자신의 기타를 꺼내어 연주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건 뭐지? 하는 당황스러운 느낌이었지만, 곧 능숙하고 영혼을 담은 연주 실력에 점점 빠져들고 어느새 집중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그것도 연주가 끝나고 나서야 알았지만..

“이름이 뭐예요?” 

“그냥 K라고 부르면 되요!”

“K.. 에이, 그게 뭐예요. 무슨 약자인가요?

진짜 이름 좀 알려줘요”

“왜 내 이름이 K가 아니라고 생각하죠?

편견 아닌가요? 내 이름은 K예요.”

“그래요? 알겠어요. K! 그럼 비슷한 나이 같은데 편하게 말하면 좋겠는데, 어때요?”

“그건 좋아요.”

자신의 이름이 K라고 소개하는 이 사람! 뭔가 특이하다. 그냥 믿어주기로 했다. 스스로가 K라고 하는데 굳이 그것으로 논쟁 할 만큼 중요한 문제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그의 손에 있는 4개의 반지가 눈에 띄었다. 3개의 반지는 왼손 검지, 중지, 약지에 끼여져 있었고, 나머지 1개는 오른손 엄지손가락에 끼여져 있었다.

“이게 뭔지 알아?”

K가 나에게 호랑이처럼 생긴 배지를 보여주었다. 바로 88올림픽의 마스코트 호돌이였다. 호돌이를 보면서 뜨거웠던 88올림픽이 생각이 났다. 그러면서 나의 어린 시절이 호돌이는 보는 찰나에 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알지~ 호돌이 아냐! 이것 보니까 어릴 때 생각난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음...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사실 지금도 괜찮아! 앞으로가 더 기대되거든。

그런데 사실 후회되는 순간들도 있기는 하지...”

“그러면 한 번 다시 돌아가 볼래?”

“에잉? 그게 무슨 소리야? 하하하하 너 정말 재밌다. 어떻게 과거로 간단 말이야?

너 농담도 참 잘 하네.”

“농담 아닌데! 이 반지 한 번 봐!”

“참네! 반지가 어쨌다는 말이야. 그냥 반지잖아.”

“너도 겉만 보는 사람인가?”

“이건 또 무슨 달나라 가는 소리야? 반지보고 반지라고 하는데, 뭐가 잘 못 되었어?”

“사람들은 대부분 깊은 것까지 알려고 하지 않지. 그저 눈으로 보이는 대로만 판단하는데 익숙해져 있거든.” 

뭔가 알 수 없는 진지함이 감도는 K의 항변과도 같은 대화에 나는 K의 반지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아주 똑똑하게 들여다본 것이다.

“왜? 이 반지가 무슨 타임머신이기도 한 거야?”

“......”

K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 거냐고? 내가 말하잖아.”

“맞아! 이건 타임머신이야!”

“......”

이번에는 내가 잠시 질문을 멈췄다.

“이 반지들이 무슨 공간이동이라도 한다고?”

“그렇다니까! 속고만 살았나? 검지에 있는 반지를 봐! 이 반지는 과거로 이동할 수 있어. 중지에 있는 반지를 봐! 이 반지는 현재로 돌아올 수 있지. 약지에 있는 반지를 봐! 이 반지는 미래로 갈 수 있어. 그리고 나머지 반지 하나는 3가지 반지를 컨트롤 하는 마스터링이야! 이 반지가 있어야만 다른 반지들은 효력을 가져. ”

“알았어! 알았고! 그럼 나를 과거로 데려가 준다고?” 

“그렇지!”

“그런데 과거를 간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데?”

“좋은 질문이네.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어. 하지만!”

“하지만?”

“네가 과거를 다시 돌아보면서 좋았던 시절을 다시 네가 만나면서 지금 너의 현실 속의 어려움들은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줄걸! 그리고 힘든 시절들이 있었다면, 지금 그 때 그 일들이 왜 일어났는지 다시 생각하고 정말 필요 없는 것 이라면 같이 지우는 작업을 하게 될 거야! 사실 오늘 내가 온 이유가 그거야!”

“너..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지금의 너의 모습은 과거의 네가 살아온 결과야!”

무언가 나를 아는 듯한 K의 이야기들은 도대체 이 사람이 어디서 나타난 건지 의심마저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과거로 갈 수 있다고? 그리고 그것이 지금 내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사실 은연 중 나는 지쳐있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모습보다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래서 K의 말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타임머신 반지? 그런 것이 정말 있다면, K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렇게 해 보기로 찰나에 결심 했다.

“K..! 나 진짜 열심히 살아왔어.”

“알고 있어. 그래서 내가 왔다니까. 그리고 너! 너무 진지해지지마라. 진지해지자고 심각해지자고 과거로 가자는 것은 아니니까.”

“크~ 알았어! 그럼 짐 좀 챙기고 올게.”


나는 무엇에라도 홀린 듯 과거로의 여행을 즐기는 사람처럼 작업실에서 가방에 사진기를 넣고, K가 없어질세라 서둘러서 다시 공원으로 갔다. 내가 도착했을 때, K는 자신의 소중한 기타케이스를 챙겨 어깨에 메고 있었다.

“이제 과거로 갈 준비는 다 된 건가?”

“어, 짐 가져다 놓고, 사진기 좀 가지고 왔어. 넌 기타 들고 갈 거야?”

“어. 곧 초중고대 친구들을 만나게 될 건데. 연주실력 좀 발휘해야지”

“오호! 기대되는데!”

“좋아, 그럼 이제 준비 되었지?”

“됐어!”

K는 오른손에 있는 마스터링을 빼서 검지에 끼워진 과거의 반지위에 겹쳐 끼웠다.

그리고는 같이 손을 마주 잡게 하고는 1,2,3초를 세라고 했다. 단, 이때 어떤 생각도 하지 말고, 집중해야하는 것이었다. 1,2,3....!

“야, 너 집중 안 할 거야? 왜 이렇게 현재생각에 빠져있어? 지금 그래서 이동이 안 되잖아.”

“아.. 알겠어! 집중할게”

다시 1,2,3...!

그리고 눈을 떴다. 어떤 방에 통통하게 살이 올라 웃고 있는 아기가 있었다. 그 아기는 전화기를 입에 물고 좋아서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아기의 엄마와 아빠가 보이고, 오빠도 보인다. 다들 아기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듯 보인다.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이 아기는 점점 자라난다. 그리고 7살이 되던 해, 아빠가 돌아가시는 일을 겪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는 아빠가 자는 줄만 아는데.. 집에 사람들이 많다고 친척들에게 이야기 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밝은 미소로 어린 사촌들과 브이를 그리며 사진을 찍고 있다. 아빠의 관이 차가운 땅 안으로 들어가지만, 돌아가시기 직전 아주 평안하고 천사와 같은 미소로 마지막을 보냈다는 엄마의 이야기가 들린다. 교회서 목사님과 어른들이 오셔서 예배를 드리고 있고, 친척들과 아빠와 엄마의 지인들이 오셔서 울고 있다. 그러나 어린 소녀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리고 외삼촌, 외숙모, 외사촌들과 어린 시절을 보낸다. 외사촌들과 같이 지내면서 외로울 틈은 없어 보인다. 항상 골목을 누비면서 돌아다니고, 어느 날은 신문 뭉치를 발견해서 그걸 돌린다고 동네에 돌리다가 동네 아저씨에게 날짜 지난 신문을 돌린다고 혼쭐이 나기도 했다. 그래도 즐거워 보이는 모습이다. 동네 담벼락을 타고 기와집과 기와집을 넘어서 정신없이 다니는 모습도 보인다.

이제 초등학교를 들어갈 때가 되었다. 엄마는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소녀에게 피아노를 사준다. 소녀는 피아노치기를 좋아했다.

K가 입을 열었다.

“그래도 이 때, 친척들이랑 같이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았겠는데?”

“맞아, 정신없이 놀았던 기억이야! 동네아이들과 언니, 오빠들과도 놀고 다양한 놀이들을 했었지. 외삼촌, 외숙모, 외사촌들이 있어서 아빠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 감사한 일이야.”

“그래! 이제 초등학교 시절로 가보자.”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 내 신경을 편안하게 집중해 보았다.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