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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오클랜드 시티와 항구, 동물원

by Wynn

2023년 1월 1일 아침이 밝았다.

남반구의 따뜻한 여름 햇살을 받으며 우리 가족은 새해를 맞이했다. 1월 1일부터 3일까지는 오클랜드 시내에 머물면서 뉴질랜드 여행을 마무리고 4일 오전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

새해 첫날 우리는 가장 먼저 항구로 향했다. 가는 길에 우리의 명동 성당 같은 Cathedral of St Patrick & St Joseph를 지났다. 뉴질랜드 대표 성당답게 때마침 신부님 한분이 언론사 인터뷰를 하고 계셨다. 아마도 모든 이들에게 가톨릭을 대표해 새해 인사를 남기시는 듯했다. 성당을 뒤로하고 오클랜드 번화가인 퀸스트리트로 내려왔다. 새해 연휴라서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고 있었고 일부 상점만 반나절 정도 가게를 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여기저기에서 온 여행자들은 그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조금 더 내려가니 오클랜드 중앙역이 있었고 길 건너로 파란 바다가 보이는 항구가의 예쁜 길이 이어졌다.

Cathedral of St Patrick & St Joseph
퀸 스트리트
오클랜드항 터미널과 중앙역

새해를 맞은 오클랜드 항구에는 호주에서 넘어온 대형크루즈 선박이 정박해 있었고, 부두 곳곳에는 수십에서 수 백억 원하는 고가의 요트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었다. 남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뉴질랜드 최대 항구 도시 같은 고급스러움이 묻어났다. 근데 경기가 안 좋은지 다수의 요트 앞에는 배를 판다는 표시가 세워져 있었다. 요트들이 길게 이어지는 부두의 길가에는 기념품 가게부터 음식점까지 상점들이 가득했다. 여기에는 새해 첫날을 항구에서 즐기려는 이들로 가득했다. 우리도 잠시 근처 가게에 들러서 뉴질랜드만의 특별한 기념품들을 구경했다. 상점을 나와서 다시 항구 끝 쪽으로 걸었다. 항구 끝쪽에서는 카페 주위를 지나는 관광용 트램이 있었다. 오클랜드 트램도 크라이스트 처치 트램처럼 오래된 전차를 개조하여 운행을 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평온해 보이는 2023년 첫날이었다.

숙소로 오는 길에 스카이타워에서의 번지 점프하는 모습을 우연히 볼 수 있었다. 타워 끝에서 자유낙하를 하다가 마지막에 급하게 멈추는데 보는 것만으로 아찔한 경험이었다. 근데 왜 저런 것을 돈을 주고할까 하는 꼰대스러운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오클랜드 항구
오클랜드 트램
스카이 타워의 번지점프

첫날을 그렇게 보내고 1월 2일에는 우리 아이가 그토록 원했던 뉴질랜드 최대의 동물원인 오클랜드 동물원을 찾았다. 아들은 뉴질랜드 여행기간 동안 키위새를 너무 보고 싶어 했는데 야행성믜 희귀 동물이라서 어디서도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동물원에서 뉴질랜드 키위새를 직접 보고 뉴질랜드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또 다른 새와 동물들을 보기 위해 오클랜드 동물원으로 갔다.

오클랜드 동물원 입구

디디추싱으로 차를 호출해 오전 11시쯤에 동물원에 도착을 했다. 연휴라서 그런지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매표소부터 가득했다. 우리는 55불 가족 입장권을 구입하여 고대하고 고대하던 동물원으로 들어갔다.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겨준 것은 기린과 얼룩말, 타조와 코뿔소 가족이었다.

아들은 시작부터 흥분한 모습이었다.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동물 구경에 열심이었다. 우리는 그 녀석 뒤만 열심히 따라 다녔다. 아프리카, 뉴질랜드, 호주. 아메리카 등으로 이어진 동물원 코스를 따라서 빠짐없이 모든 동물들을 관람했다.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호주와 뉴질랜드 토박이 동물들도 있었다. 아이들처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동물들이 선물해주는 다양한 풍경을 즐겼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뉴질랜드 대표 키위새였다. 야행성이라서 어두운 관람장에서 겨우 그림자 정도만 볼 수 있었고 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살아있는 키위새를 직접 눈으로 봤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미어캣 호주거북 에뮤 등이 있는 동물원 풍경

그렇게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약 4시간 30분 동안 동물원을 즐겼다. 아이에게 좋은 자연학습 시간이었지만 나와 아내에게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질랜드 동물원은 어느 동물원보다 자연 친화적이었다. 울타리도 그리 높지 않았고 관람객과 동물들이 함께 교감할 수 있도록 잘 설계된 듯 했다. 동물원과 식물원의 모두를 보는 기분이었다.

오후 4시쯤 동물원을 나와서 숙소로 오는 길. 디디추싱으로 차를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결코 차가 잡히지 않았다. 살포시 비도 내리고 있어서 근처의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옆에서 같이 버스를 할아버지에게 요금을 물어보니 잘 모른다며 오클랜드 버스는 현금 없이 버스카드만을 받는다고 했다. 우리는 현금만 있어서 차를 타지 못하나 걱정을 했다. 스가 도착했다. 다행히 우리를 불쌍히 여긴 기사님이 공짜로 시티까지 승차를 인정해 주셨다. 외국에서 처음으로 공짜로 이용한 버스였다. 뉴질랜드 기사님의 배려가 이곳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겨주기에 충분했다.


1월 3일 마지막 날에는 시내를 산책하고 쇼핑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이렇게 4주간의 뉴질랜드 여행은 오클랜드를 마지막 여행지로 끝이 났다.

오클랜드 숙소와 한국가는 비행기

우리는 4일 오전 11시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한국으로 간다. 이제 진짜 한국이 보고 싶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4주동안 그렇게 맑았던 하늘이 오늘은 아니었다.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와서 지금은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게이트 앞에 서 있다.

뉴질랜드! 이젠 안녕! 잘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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