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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할 수 있겠지만 우리 부부는 그중에서도 서핑을 가장 즐겼던
것 같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아이 없이 신혼을 즐기던 2016년 어느 금요일. 우리는 퇴근 후 양양으로 달려갔다. 그
리고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집중적으로 서핑을 배웠다. 그때 우리는 둘 다 30대(한 명은 중
반, 한 명은 후반이었지만)여서 힘들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즐거움이 더 컸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이번에 배우니 그때와 체력이 달라져 조금 힘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즐거운 건 마찬가지. 파도에 타이밍을 맞춰 벌떡 일어서 바다 위에 떠있는 기
분이란! 몇 번 강습을 받긴 했지만 고수처럼 보드 위에서 걷거나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즐겁게
탔다.
사실 이번에 제주 일 년 살기를 계획하면서 아들과 셋이 서핑을 타는 것도 우리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그건 이루지 못했다. 하나는 서핑 강습업체 몇 곳에 전화했지만 아직 유치원생
은 너무 어리다고 만류해서였다. 아이가 큰 파도를 무서워할 텐데, 강행해서 할 경우엔 이후
에라도 즐겁게 서핑하기보다는 겁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린이 서핑후기를 찾아봐도 대부
분 초등학생이어서 하준이는 조금 더 큰 다음에 서핑을 배우기로 했다. 대신 올해부터 수영을
다니고 있다. 겁은 많지만 물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미래의 서퍼에게 딱인 취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