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닉처럼 하라
기획서를 ‘대화형식’으로 쓴다는 건 어떤 것일까?
대화란 ‘질문과 대답의 연속’이다. 문서 대화도 같다. 질문하고 답하면 된다. 다만 비대면 대화이기 때문에 더욱 쉽고 명확하게 한다. 그게 다다. 정말이다.
뉴닉(NEWNEEK)이다.
뉴닉처럼 하면 된다. (뉴닉은 뉴스레터 서비스다)
잠시 아래 뉴닉을 쓱 읽어보라.
내용이 쉽고 명확하게 파악되었을 것이다.
뉴닉을 기획서라고 생각해보자.
기획서는 뉴닉처럼 쓰는 것이다.
MZ세대가 뉴닉의 콘텐츠에 열광적으로 반응한 이유는 뉴닉의 ‘쉬운 워딩’ 때문이 아니라 ‘맞는 작법’ 때문이다. ‘대화 형식’은 요즘 세대의 소통 문법이자 소통의 본질 그 자체다.
비즈니스 대화는 기본적으로 두괄식이다,
상대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라고 앞장에서 말했다.
이 모든 조건을 한방에 해결하는 답이 ‘대화형식’이다.
뉴닉으로 살펴보자.
질문한다.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데?“
답한다. “지난달 기준 3.1% 찍었어요.“
질문한다. “왜 이렇게 오른거야?”
답한다. “기후위기 때문이야. 수입도 어렵고.”
뉴닉은 대화의 기본 골격인 ‘질문-대답’을 과감히 밖으로 드러냈다. 질문하는 상대방을 면전에 소환하는 방식이다. 통상적인 비즈니스 문서에서 질문과 상대는 생략되거나 감춰진다. 질문을 노골적으로 명시하는 것은 아마추어 같다고 생각한다. 질문은 상대도 뻔히 알고 있는 것인데 기획서에 적어서 뭐하냐고 생각한다. 그게 문제다. 질문이 명확하지 않으면 답도 명확할 수 없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나열된다. 뉴닉은 문답 형식을 나이브하게 드러내어 적용했다. 감춰져있던 질문을 명확하게 드러내니 대답이 명확해지고 질문이 눈에 보여지니 딴소리할 여지가 줄어들어 즉시 답하게 되니 이해가 쉬워졌다.
문서에서 ‘질문-대답’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위 문서의 결론은 무엇일까?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다. 사과 한 개에 5,000원일 정도로!”라는 헤드라인(H)이다. 이 헤드라인을 보면 당신은 뭐가 궁금해지는가? “헉, 물가가 얼마나 올랐길래 그런거야?“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그 질문에 상대는 ”3.1%나 올랐어요. 특히 과일과 채소 가격이 오른게 컸죠.“ 라고 답할 것이다. 그럼 당신은 또 자연스럽게 “과일과 채소 가격이 왜 이렇게 많이 오른 거야?”라고 물을 것이고.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가 이어진다. A—B—C, 이것이 기획서의 내러티브다. 내러티브 없는 기획서는 지루하다. 임팩트가 없다.
문서 대화를 설계한다는 것은 내러티브를 설계하는 것이고 내러티브를 설계하는 것은 곧 ‘질문’을 설계하는 것이다. 기획의 세계에서 ‘모든 질문’은 ‘Why, What, How’의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 이 형식을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주의사항. ’Why-What-How’로 구분된 정형화된 틀이나 공식을 만들어 질문을 재단하지는 말자. 질문은 해당 대화의 티키타카 문답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맞춤형으로 도출되는 것이 옳다.
문서의 명확성과 내러티브 구조를 만드는 소임을 다했다면 ‘질문’은 삭제(생략)될 수 있다. 문서 작성 가장 마지막 단계가 될 것이다. 물론 뉴닉처럼 삭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질문은 단단한 흐름을 만드는 마중물이지 내용 그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문서의 핵심 내용(contents)은 질문이 아니라 ‘대답’이다. 위의 뉴닉 콘텐츠를 실제 PPT 기획서로 만든다면 PPT에 담길 핵심 내용은 A, B, C가 아니라 a, b, c일 것이다.
기획서는 매뉴얼에 대입하여 쓰는 것이 아니다.
대화를 설계하는 것이다.
뉴닉처럼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