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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획자 이형식 May 31. 2024

기획서는 내 생각을 파는 한편의 광고다

기획서의 임팩트를 만드는 4가지 광고 마인드셋


지금까지 살펴본 기획서#키워드들을 살펴보자.


#상대방,
#설득 커뮤니케이션
#문서대화,
#비대면 대화 설계,
#임팩트,
#프레이밍,


이 키워드들을 모두 담을 수 있는 기획서가

좋은 기획서다.




한마디로 좋은 기획서는,
상대방이 생각하는 현재의 프레임을 내가 의도하는 프레임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임팩트있는 대화를 설계하는 비대면 설득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좀 길다. 적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모든 키워드를 반영한 ‘Full Sentence’로 정의해 보았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이 키워드들이 하나로 집약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있다.


광고(advertising)’다.

광고는 임팩트를 최고의 미덕으로 추구하는 비대면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끝판왕이다.

(대면 커뮤니케이션의 끝판왕은 영업 사원의 ‘세일즈 토크’다.)


잔인한 15초라 불린다. 광고를 15초의 예술이라고 한다. 그 짧은 시간 내에, 그것도 비대면으로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광고의 숙명상 극강의 임팩트를 추구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제품 정보들을 고객의 뇌리에 ‘스틱!’ 꽂히도록 하나의 메시지로 기획해야만 한다. 고객의 흥미와 공감을 얻어내야만 팔린다.


기획서는 다를까? 나는 기획서도 사실상 15초안에 승부가 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의 생각을 파느냐, 못 파느냐.



팔기 위해선 임팩트를 추구하지 않을 수 없다.

기획서는 당신의 생각이라는 제품을 파는 광고다.

좋은 기획서란 마치 한편의 광고와 같다.

기획서를 만드는 메커니즘과 광고를 만드는 그것은 매우 흡사하다.


광고 만들기는 곧 임팩트를 만드는 일이다.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하는 전과정이 임팩트를 만드는 그 자체다.

고전 광고 모델 중에 AIDMA라는 것이 있다. 소비자의 구매 행동 과정을 그린 모델이다.

기획서로 치환하면 독자의 의사결정 과정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Attention - Interest - Desire - Memory - Action(구매행동/의사결정)


광고의 최종 목적은 소비자의 ‘구매’ 행동(Action)이고, 기획서로 치면 상대의 ‘의사결정’ 행동(Action)이다.


행동(Action) 유발의 직전 과정은 ‘기억(Memory)’이다. 일반적으로 광고를 다 본 후 기억에 남는 강렬한 한가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메시지이든, 카피이든, 비쥬얼이든, 강렬한 한가지를 기억에 남기지 못하면 마지막 액션에 이르지 못한다.


우리는 기획서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당신의 기획서가 한장 짜리든, 수십장 짜리든 다 보고 기억에 남는 ‘한가지’가 있어야 한다.

상대방은 그 한가지로 구매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억(Memory) 이전의 주목(Attention), 흥미(Interest), 욕망(Desire)도 모두 임팩트를 위한 과정들이다.

소비자라는 사람은 광고의 초반에 주목할만한(Attention) 임팩트가 없으면 광고를 재핑(zapping)해버린다.

이목을 끌었다 해도 ‘흥미(Interest)’를 지속시킬 수 있는 그 다음 임팩트 요소가 없다면 거기서 끝이다.

운좋게 흥미를 유지했다 하더라도 저 제품을 사고 싶을 정도의 강렬한 ‘욕망(Desire)’을 자극해야 한다.


기획서도 마찬가지다. 각각의 의사결정 진행 과정에서 임팩트가 전략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상대방이라는 고객이 내가 지금 팔아야 하는 이 생각에 대해 어떻게 ‘주의’를 끌고 ‘흥미’를 느끼게 할 것인지를 설계해야 한다.

또한 더 깊숙히 상대의 어떤 ‘욕망(이득)‘을 자극해야 이 생각을 살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아예 임팩트의 중요성을 대놓고 강조한 광고 이론도 있다. DDB라는 글로벌 광고회사에서 만든 R.O.I 모델이 그것인데, 광고가 제아무리 제품과의 연관성(Relevance), 아이디어의 독창성(Originality)이 있어도

표현의 강력함(Impact)이 없다면 소비자를 설득할 수 없다는 임팩트주의자적 광고론이다.


기획서로 치환하면, 과제와의 연관성(Relevance), 생각과 논리의 독창성(Originality)이 있어도 그것을 임팩트(Impact)있게 전달하지 못하면 독자를 설득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 DDB에서 만든 전설의 광고가 있다.

짧고 통통하고 못생긴 독일 폭스바겐 비틀이 미국 시장에 상륙해서 미국 시장을 뒤 흔들어 놓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광고 중 하나다.


하지만 오늘은 광고가 아니다.

임팩트 있는 기획서다.



광고가 아니다. 임팩트있는 기획서다.



내가 추구하는 기획서는 이런 느낌이다.

쓸데없는 말이 가득한 복잡한 기획서가 아닌,

할 말만 심플하고 임팩트있게 기획한 기획서.


임팩트 있는 기획서를 쓰고 싶다면

광고 마인드가 답이다.


광고처럼 15초 안에 당신의 기획을 임팩트있게 전달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광고 마인드셋 4가지다.


첫째, ‘고객 마인드(Customer)’

당신의 기획서를 보는 상대방을 상대방으로 보지 말고 고객으로 보라는 얘기다.

상대를 고객으로 바라보고 기획서를 써라.

내용, 구성, 문장, 심지어 톤까지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다.

당신이 정말 상대를 고객으로 본다면 기획서 한줄을 절대 허투루 쓸 수 없다.

‘Think Small’ 광고를 보라. 모든 글의 초점이 이 광고를 보는 소비자에게로 향해 있다.



둘째, ‘메시지(Message) 마인드’

기획서의 독자를 고객으로 설정했다면 당신의 생각은 이른바 ‘메시지’의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고객은 당신의 말을 듣지 않고 당신의 메시지를 듣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기획서를 쓸 때 주로 ‘논하는 말’을 사용한다.

‘전하는 말’은 귀에 붙는다. ‘논하는 말’은 흘러간다.

‘전하는 말’인 ‘메시지’는 다른 말로 ‘기획된 말’이다.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임팩트있는 짧은 메시지로 재구성해서 전달하는 것이다.

15초 찰나의 순간에 광고 메시지가 당신의 귀에 착 달라붙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당신에게 솔깃할만하게 기획된 말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광고에서는 그 기획된 말을 ‘카피(copy)’라고 부른다.

기획서 문구도 하나 하나 카피로 기획되어야 한다.

그래서 기획서 작성은 카피라이팅(copywriting)이다.

광고카피는 ‘헤드라인(Headline)’과 ‘바디카피(body copy)’로 나뉜다.

말 그대로 내가 전달할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머릿말(Head), 그것을 뒷받침하는 몸통말(body)을 의미한다.

메시지 관점에서 ‘헤드 메시지’, 바디 메시지’라고도 부른다. 한문장으로 블라블라 전달하는 것보다 헤드라인과 바디카피로 구분해서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귀에도 걸리고 이해도 쉽고 기억에도 남는다. 설득의 임팩트가 생긴다.


이 광고의 헤드라인은 ’Think small’로 임팩트있게 기획되었고 왜 ‘Think small’해야 하는지는 바디카피로 구분하여 정리되어 있다.

 


셋째, ‘이미지(Image) 마인드’

광고에선 때론 백마디의 말보다 이미지 하나가 더 강렬한 임팩트를 주기도 한다. 카피와 조화를 이루면 금상천화. 고객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한다.

‘Think Small’이라는 헤드카피와 벌레만큼 작은 자동차 이미지의 조화는 강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작은 자동차 이미지는 그 자체가 ‘메시지’인 것이다. 이미지란 그저 예쁘고 세련된 감성적인 그림이 아니다. 팔기 위한 이미지는 고객에게 논리적으로 개연성이 분명하게 존재하여 임팩트를 주는 심상을 의미한다. 즉 이미지도 ‘기획된 이미지’이고 메시지화된 이미지여야 한다.


그래서 기획서에서 나의 복잡한 생각을 구조화된 이미지로 도식화하는 것도 이미지고, 생생한 사례를 묘사하는 것도 이미지, 심지어 통계나 숫자도 강력한 이미지로 느끼게 해야 한다.



넷째, ‘프레이밍(Framing) 마인드’

프레이밍은 광고 마인드셋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광고란 상대방의 머릿속에 내가 의도하는 생각의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다. 광고의 목적은 상품을 파는 것이지만, 진짜 목적은 상품을 구매하게 하기 위한 인식(Perception)을 바꾸는 데 있다.

폭스바겐 비틀은 당시 ‘차는 클수록 좋다’라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인식에 ‘Think Small’이라는 단 한마디로 강하게 태클을 걸었다. 비틀이 미국에 진출할 무렵, 미국 시장에 다른 소형차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차도 ‘소형차’의 포지션 프레임을 만들지 못했다. 폭스바겐 비틀이 이 광고 하나로 미국 자동차 시장을 ‘큰 차 vs 소형차’의 구도로 프레임을 바꿨다..


당신도 기획서를 통해 어떤 구도를 바꿔야 한다.

당신은 특정 주제와 과제에 대해 선입견과 의심에 갇혀있는 상대의 프레임을 깨거나 변화시켜 당신이 원하는 인식의 프레임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기획서의 목적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예스라는 의사결정을 내리게 하는 인식속의 메커니즘을 바꾸는 것이 진짜 목적이다. 좋은 기획서는 고객 인식의 프레임을 바꾼다.








좋은 기획서란 마치 한편의 광고와 같다.

기획서를 만드는 메커니즘과 광고를 만드는 그것은 매우 흡사하다.


임팩트 있는 기획서를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광고 만들기에서 그 원리를 가져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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