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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누크 Dec 21. 2021

아이가 행복한 전원주택

그래 마음껏 뛰어다니렴 그리고 많이 즐기렴


엄마, 나는 꿈꾸는 것 같아.
여보, 나는 휴가 온 것 같아.


두 남자는 나에게 말했다.


아들은 주택에 사는 게 꿈꾸는 것 같다 내게 말하고

남편은 아직까지도 주택으로 이사 온 것이 마치 휴가를 온 것 같다고 내게 말했다.


남편과 나는 아파트를 운 좋게 분양받아 아이가 세 살 되던 해에 빌라에서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이사 간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아랫집에서는 작은 소리에도 경비실을 통해 연락을 해 오곤 했다. 알고 보니 교대근무를 하는 분이었다. 덕분에 우리 집은 낮에도 조용히 지내야 했다. 어느 날은 아이가 쉬가 급하다고 뛰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랫집에서 연락이 왔다. 이번엔 직접 집에 방문하셨다. 과자를 들고.

“아이가 있나 봐요.”

“네 죄송해요… 시끄러우셨죠? 안 그래도 데리고 나가려고 했어요.”

“아니에요 아이가 이렇게 어릴 줄 알았으면 그냥 좀 참을 걸 그랬어요. 제가 야간근무조가 되는 바람에요”

“죄송해요. 연락처 주시겠어요? 쉬실 때 미리 연락 주시면  더 조용히 시킬게요.”

아랫집과 나는 연락처를 교환하고 이후에 누군가가 오거나 하면 무조건 미리 연락을 했다 혹시 집에 계신가요…?

이후에 다행히 다시 주간 근무로 바뀐 아랫집은 층간소음에 대한 문제제기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다행히 아이도 일곱시 반이면 잠자리에 들기에 가능 한 일이었다. 감사한 일이었다. 물론 우리도 아이에게 “tip toe tip toe” 발꿈치 들고 다녀를 연발했지만.


남편은 코로나가 악화되고 아파트 생활을 너무나도 답답해했다. 게다가 내가 회사에서 확진자 밀접 접촉으로 지난봄 자가격리를 할 때는 극에 달했다. 그리고 나 또한 주택 살이에 대해 그리고 교육에 대한 책을 읽으며 마음을 굳혀갔다.

나는 아스테이트지로 안방을 가리고 아래로 급식을 받았다.


그래. 주택을 지어보자. 주택으로 이사를 가보자.

결심은 했지만 좋은 땅이 나타나지 않았다. 맘에 드는 땅이면 너무 비싸거나. 싼 땅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집도 몇 군데 봤지만 맘에 내키지 않았다.

남편은 번역기를 돌려가며 주변 땅과 주택을 찾아내고 했다. 몇 군데 다 보았지만 마음에 차지 않아 포기를 하려는 순간 남편은 “내가 본 집이 있어. 여기 한번 가보자” 나의 손을 이끌었다. 막상 가보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공인중개사 사장님은 여기 근처에 또 한 집이 있어요 거길 가볼까요? 하셨다.


이게 웬걸

이건 우리 집이야 하는 느낌이 온몸을 감쌌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더운 기운이 아닌 따뜻하고 아늑한 기운이 느껴졌다.

바로 이 집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집 곳곳을 다니며 신기해하고 나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우리는 살던 집을 정리하고 소소하게 고친 지금의 주택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회사에선 좀 멀지만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는 외곽이지만

아들은 이제 더 이상 발꿈치를 들지 않아도 되고

소리를 마음껏 지를 수 있다.

텃밭에서 뽑은 당근을 씻어 우적우적 씹어먹기도 하고

꽃을 심기도 하고

아빠와 신나는 공놀이를 하고

눈이 오면 눈을 치우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유현준의 어디서 살 것인가 라는 책에서는

아이들이 티브이를 보는 이유는 변화가 있기 때문이라 했고 아파트-학교-통학버스-학원이라는 건물 등 획일화된 건축물 때문에 서로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모쪼록 우리 아이는 자연을 벗 삼으며

마음껏 뛰어다니고

자연의 변화를 감상하고

다양한 생물들과 그리고 이웃과 어울리며

세상에 모든 것은 하나도 같은 게 없다는 것을

그렇기에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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