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한량체질 02화

여름이 좋은 몇가지 이유

계절찬가

by 알담

여름은 나를 더 집에 틀어박히게 만든다.


매미소리가 묻힐 정도로 크게 노래를 틀어놓고 햇빛은 블라인드로 막아놓은 다음 그 아래 그늘에 숨어 책을 읽는다. 문득 나른한 기분이 들어 눈을 감으면 노래가 바뀌며 잠깐 멈춘 사이에 매미가 파고들어 울음소리를 낸다. 그 울음소리가 아득하게 들릴 때 가장 달콤한 잠으로 바뀐다.

침대에 누워 발끝으로 선풍기바람을 느낄 때, 이정도면 여름도 괜찮은 계절이구나 싶다. 언제까지고 계속 이렇게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아, 이대로 물 위로 옮겨져 오이냉국 속 얼음처럼 동동 떠 있어도 좋겠다.


내게 여름은 밤이라는 단어를 붙여야 완성이다.


여름은 그 어느 계절보다 밤이 예쁜 계절이다. 눅눅한 밤공기가 내려앉아 조금 끈적이는 피부, 유난히 짙은 군청색을 띄는 하늘, 무겁고 꾸덕한 사운드의 재즈 혹은 산뜻한 보사노바. 목을 축이기 위한 시원한 무언가가 함께하면 더욱 좋다. 모기를 쫓기 위해 피워놓은 모기향은 여름밤 분위기에 둘러싸여 어쩐지 사람까지 홀리는 느낌이다. 겨울밤이 길고 차분하다면 여름밤은 밤이지만 어둡지 않고 마음 속 어딘가를 들뜨게 한다. 누군가와 함께여도, 혼자여도 여름밤은 그 나름의 파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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