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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언 Nov 15. 2022

기록될 가치가 있으니까요.

모든 인생은 기록될 가치가 있으니까요.


2022년 봄부터 여름까지 썼던 아빠 태용씨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발행하려 합니다. 김신지 작가는 본인의 저서 <기록하기로 했습니다>에서 '모든 인생은 기록될 가치가 있다'라고 했습니다. 태용씨의 이야기를 기록하기로 한 것은 이 한 줄의 문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너무나 가깝기에 되려 알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기록하기로 마음먹은 날 태용씨에 대해 아는 것을 빈 종이에 적어보았습니다. '좀 비었네?'라고 하기엔 민망하리만치 거의 백지였습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부대껴 살아온 시간이 무색하게도요. 늦지 않게 그 빈여백을 채워볼까 합니다. 태용씨의 기억을 씨실 삼고, 나의 추억을 날실 삼아 성기지 않은 베를 짜 볼까 합니다. 아빠, 우리 이제 한 '베' 탔어!


50여 가지 질문을 카톡으로 보내고 음성메시지로 답변을 받는 형식으로 인터뷰했습니다. 낯설더군요.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부끄러운 마음이 불쑥 솟았습니다. 태용씨의 목소리를 활자로 옮기고 나의 기억도 덧붙이며 자유롭게 썼습니다.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일지도, 너무나 보편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22년 3월, 54년생 이태용씨의 일일


여기 어깨 통증 때문에 아침마다 어깨 운동, 걷기 운동을 하면서 하루를 여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중년에서 노년으로 향하는 듯 희끗한 흰머리를 휘날리며 열심히 카운팅 합니다. 골프티비를 켜놓고 퍼팅 연습을 하는 재미에 빠져있고 가끔은 류현진이가 공 던지는 걸 보려고 시간에 맞춰 티비앞에 착석하기도 하지요. 네, 이 사람은 평범한 54년생 이태용씨 입니다.


나와 오빠의 아빠이자, 아내 경애씨의 남편, 반려견 구름이의 견주이기도 하지요. 몇 해 전부터는 할아버지도 되셨고요. 또한 대한민국 건축사입니다. 작은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대표이기도 하죠. 업력이 30년이 넘다 보니 이제는 원로라는 말이 더 어울립니다. 지붕모양의 콧수염과 코에 걸쳐둔 안경이 태용씨를 더욱 건축사다워 보이게 해요.


자, 이제 이 평범한 태용씨의 삶을 조금 들여다 보고자 합니다. 이유를 물으신다면 별건 아니고요, 우리 아빠라서요.




손녀 단오의 돌 기념으로 방문한 셀프스튜디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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