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언 Nov 20. 2022

특수반 태용씨의 부정행위

  태용씨는 '특수반' 출신입니다. 당시 우수한 학생들의 학급을 특수반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지금으로 치면 수준별 수업의 우등반 정도 되는 것 같네요. 부산의 중학생과 중학교는 부산고등학교, 경남고등학교, 부산공업고등학교 진학을 목표로 했다고 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명문 진학은 학교의 숙원사업이네요.


  시험기간에는 학교에서 밤새워 공부하기도 했었지요. 그 날도 여느 시험기간처럼 밤 늦은 시간,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지요? 친구가 문제지 하나를 주더니 풀라고 하기에 태용씨는 별 의심 없이 문제지를 술술 풀어주었습니다.  평소에도 친구들이 모르는 문제를 가르쳐주곤 했으니까요.


  문제는 글쎄, 그게 내일 볼 시험문제지였던 겁니다. 이미 풀어버린 문제들과 선택지와 답들이 태용씨 머리를 어지럽혔고 태용씨는 버려달라고 요청했어요. 태용씨의 마음과 달리 친구(빌런1)는 그러지 않았고, 심지어 태용씨가 푼 답을 메모해서 시험에 응시하게 됩니다. 이를 본 다른친구(빌런2)가 답을 알려 달라고 했지만 빌런1이 알려주지 않자, 부정행위로 고발해버린것이죠.


  '시험지인걸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푼' 원죄를 안은 태용씨는 부정행위로 징계를 받게 됩니다. 고의로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점이 참작되어 경징계를 받았지만요. 성적은 거의 꼴지에 가깝게 처리되고 말았죠. 당시 반에서는 1,2등을 다투었고 전교권 10위권에서 놀던 태용씨는 꽤나  마음고생을 하게 됩니다. 이후 시험에 최선을 다해 성적도 어느정도 만회했다고 해요. 다행히도 무사히 부산공업고등학교 토목과에 합격하게 됩니다.


  "지금이었으면 큰일났지." 라고 얘기하는 태용씨. 그러게요, 지금이라면 어땠을까요. 자사고나 특목고를 준비하는 중학생들이 이런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면요? 징계기록이 생기부에 남고 자사고 특목고는 언감생심이 되었을거예요. 이런 헤드라인을 달고 기사가 났을지도 모를일 입니다.


[단독] 부산 한 중학교 교실서 조직적 부정행위 적발

[교육칼럼] 맹목적인 고입 경쟁, 이대로 괜찮나


그 시절의 그들
이전 05화 It's alright 우리집으로 가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