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되어버린.
불과 20일이 지났을 뿐인데.
추억이라 함은 너무 한 건가.
날이 추워졌고 첫눈이 왔다 오늘. 어젠 비바람이 세찼는데. 날이 추워진 건 진즉이었다. 이사 전 동네보다 북쪽이라 눈도 날도 많이 오고 많이 추운 동네.
그러다 보니 흐린 날이 많아 해가 나오는 날이면 밖에 나가고 싶어 진다. 집순이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면 얼마나 해 볼 날이 없는지 알것지요.
옛집은 오래되었고 넓은 마당이 있던 집이라 겨울이면 집 안과 밖이 비슷해진다. 안이라 밖과는 온도차이가 나지만 체감온도는 그랬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일층과 이층에 벽난로가 있다는 것. 추운 겨울 불멍은 가히 어~~ 메이징 하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다 할 정도.
큰 나무를 잘랐더랬다. 가을 낙엽이 어마무시해 가을을 못 즐긴다는 남편의 말. 실로 사랑이지 않아?
나무를 자르고 뿌리까지 가는 비용이 가을 낙엽 치우는 것만큼 어마무시하거든. 이 걸 감수하고 자르자고 한 남편의 결단 그건 나에겐 사랑이었거든.
그렇게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5그루의 큰 나무 없애기 project는 늦은 밤이 돼서야 끝났고 그 후에 남은 가지들은 갈아 버리고 큰 몸통은 너무 큰 건 잘라 큰 쓰레기통에 버리고 벽난로에 쓸 것들은 잘게 잘라 집 입구에 쌓아두었다. 나무 자르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쓰레기 비용도 만만찮다.
집 앞에 쌓인 나무토막은 잘 말려야 연기가 나지 않고 잘 탄다. 그래서 이것들 중 작은 토막을 미리 뒷마당에 옮겨 비가 오면 천막으로 덮어가며 잘 말렸다. 긴긴 겨울이 오기 전 월동 준비는 미리미리해야 한다.
그리고 말린 토막은 다시 지붕밑에 옮기고 좀 큰 토막을 옮기고 천막을 덮고 마르면 다시 지붕 밑에 옮기기를 계속하며 말리고 또 말렸다.
드디어 찬바람이 불고 추위가 왔다. 나도 기다린 바다.
잘 말린 나무토막을 벽난로에 넣고 불을 붙여야 한다.
이때 필요한 한 가지가 더 있다. 나무토막에 불이 잘 붙을 수 있게 할 비장의 무기.
그건 바로 잘 말린 솔방울. 이것도 미리미리 주워서 통에 담아두었다. 이 날을 기다리며.
솔방울을 두어 개 나무 사이에 넣고 성냥에 불이 붙으면 솔방울도 이내 불을 담는다. 불이 붙은 솔방울은 다시 나무토막에. 어때? 아주 쉽지 않아.
그리고 이제 남은 건 불. 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