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가…
나이가 들어서도 아니다
부주의도 아니다
미끄러져서도 아니다
그럼???
뚜껑 대신 덮어두었는데 뒤돌아서는 순간 접시가 미끄러지듯… 그러곤 산산이 흩어졌다.
한 번씩 컵도 그릇도 깬다
근데 그때마다 기분이 다 다르다.
그냥저냥 쓰던 거면 깨져도 괜찮다 스트레스도 같이 날아가는 것 같고 소리도 시원 ㅋ 하고 ㅋㅋㅋ
그런데 애지중지했거나 이쁘거나 고가면 스트레스가 화살같이 날아와 꽂히거나 소리로 인해 머리카락이 다 하늘을 향한다 기분도 삐삐삐 하다.
도시락을 싸고 아침을 준비해서 조금 있다 먹어야지 하며 뚜껑대신 올려둔 접시가 떨어져며 심장을 찔렀다 그래 이쁜 접시다. 접시는 산산이 깨져 부엌을 온통 자기 분신으로 점령을 했다.
‘아~~ 아. 프. 다.‘
잠시 묵념이라도 하듯 멍하니 바라보다 장비를 챙겨 정리를 했지. 언제 그랬냐는 듯 부엌 바닥은 반짝반짝하다. 그래 이참에 청소도 하고 좋으네 그래 이참에.
같은 다른 접시를 꺼내 조심스레 다룬다 아니 어른다 울지 말라고
슬퍼말라고.
그래 오늘은 그렇게 이쁜 이가 나를 떠났다.
한눈에 쏙 들어온 이쁜 아이
한 번에 내 맘을 사로잡은 고급진 아이
그런 아이가.
나이가 드니 접시가 떠난 자리에도 허함을 느낀다.
나이 든 몸이 아니라 정신을 단련해야 할 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