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복권명당 04화

광화문 근처 시위대를 버스 창문 너머로 보며

by 김승일

광화문을 가끔 버스로 지나간다. 조용히 지나가는 법이 없는데, 항상 시위대가 무언가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근처에는 취재진과 경찰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더 소란스러운 광경이 연출된다. 시위대를 창문 너머로 응시하면서 무엇 때문에 직장도 내팽개치고 거리에서 소리를 지르게 된 걸까 짐작해본다. 그리고 저런 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더 권리를 가지게 된 것이라는 대충의 응원을 보내고 다시 시선을 거둔다.


저기 저 시위대의 한 사람 한 사람은 이따가 시위가 끝나고 어디에 갈까. 자기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작전 회의를 할까? 아니면 모여서 맥주잔을 부딪힐까? 아니면 곧장 집으로 돌아갈까? 다음날이 되면 시위대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그러면서 또 바리케이드 근처의 성난 군중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다시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는지 상상해본다. 그토록 화가 나서 바리케이드 옆에서 구호를 외치고, 거센 물살처럼 거리로 흘러넘칠 것 같던 군중들은 다음날이 되면 어떻게 입을 꾹 닫고 다시 사회에 스며드는 것일까.


청춘을 다 바쳐 구호를 외쳤던 사람들은 이제 텔레비전에 나오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바리케이드 근처 불타는 영혼들을 그저 응시하면서 커피를 마시게 된 걸까. 마음속에는 항상 어린아이 때를 간직하면서 왜 어깨동무할지 말지 고민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몇 정거장을 지나쳐 곧 서울역에 다다른다. 서울역 앞에 막걸리 마시는 아저씨들이 있다. 저 아저씨들은 왜 구호를 외치지 않을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