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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소방관 Sep 20. 2020

진짜 부자의 마음

나눠준다는 것

어려서 전 식탐이 많았습니다
한 살 위 형과 함께 밥을 먹을 때면
늘 밥상 위 맛있는 반찬을 형이 먼저 먹을까
전전긍긍했죠

마음씨 착한 형은 그럴 생각조차 하지 않는데도
난 형한테 반찬을 뺏기기가 싫어 허겁지겁 먹어대기 바빴습니다

먹는 거뿐만 아니었던 거 같네요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형 장난감이 더 좋아 보이고
옷을 입어도 형의 옷이 더 멋있어 보였습니다

뭘 하든 내 것은 내 것이고
형 것도 내 것이고 그랬던 거 같아요

그런 나한테 형은 뭐든 다 주었습니다
맛있는 반찬을 내 쪽으로 밀어주고
자기의 장난감을 내 거랑 바꿔주기도 했죠

형은 다른 사람에게도 그랬습니다

학교 앞 작은 문방구를 했던 아버지 덕에
가게에 널려있는 주전부리 과자 정도는
아까운 줄은 모르고 자랐는데

형은 늘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을 데려와서
과자를 나눠주곤 했습니다

초코파이, 새우깡, 칸쵸...
친구들에게 우쭐대고 싶은 게 아니라
정말 나눠주고 싶었던 거였습니다

아버지도 그런 형을 타박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이 과자 저 과자 봉지째로 들고 다니며
마구 먹어대는 제가 많이 혼났죠

나눠준다는 것...

어려운 일입니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본능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할진대
타인에게 자신의 것을 나눈다는 행위는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 고귀한 행위가 대단한 부자들만 하는 것은 아닐겁니다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발현되는지가 우선 중요하겠죠

길거리에서 강도를 당한 사람을 치료해 주고 보호해 준 '사마리아'인이
그것을 그냥 지켜만 보던 유대인 성직자보다 더 위대한 것은 남을 위한
마음이 나눠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cid=50762&docId=1023468&categoryId=50770


물질적 나눔이 굳이 아니더라도 내가 가진 무엇이라도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우린 모두 이 선한 사마리아인인 것입니다

이런 마음은 약자를 보호하려는 인간 본연의 마음이며
'인지상정'인 것이지요

이 인지상정마저 사라져 가는 시대가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됩니다

뺏고 달아나고
밟고 일어서야
성공이라는 것이 되어버린듯하여 걱정이 됩니다

나누고 베푸는 것이 오히려 성공이고
그것이 부자의 마음인 것을 알 사람은 다 알 겁니다

대단한 무언가가 아니더라도
크고 많은 것이 아니더라도
조금씩 진심으로
나누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전...
글을 열심히 나누겠습니다^^

가을 하늘이 좋은 날...
글쓰는 소방관
김강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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