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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돈키호테 1-16

기발한 이달고가 성이라고 상상한 객줏집에서 당한 사건에 대하여

by 에이드 Sep 29. 2022

갈라시아 마부들에게 호되게 몽둥이찜질을 당한 후, 아픈 몸을 이끌고 걸어가던 산초와 돈키호테는 운이 좋아 객줏집을 금방 발견했다. 어려운 이웃을 잘 도와주는 객줏집 주인의 아내는 딸과 하녀와 함께 상처 입은 돈키호테와 산초를 치료해 주었다. 


하녀 '마리토르네스'는 아스투리아스에서 온 처녀로 불우한 사건 때문에 지금은 객줏집에서 일하고 있지만 본래 이달고 집안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있으며 약속은 꼭 지키는 사람이었다. 돈키호테와 산초가 잠을 자게 된 다락방에는 돈 많은 마부도 있었는데 그는 '마리토르네스'와 그날 밤 사랑을 나누기로 선약이 되어 있었다.


갈비뼈가 아팠던 돈키호테와 산초는 통증 때문에 쉽게 잠들 수가 없었다. 이때 약속을 지키려고 살금살금 들어오던 '마리토르네스'는 돈키호테에게 붙잡혔다. 객줏집을 성으로, 객줏집 주인을 성주로 착각하고 있던 돈키호테는 성주의 딸이 늠름한 자기에게 반해 몰래 다가온 걸로 상상한 것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돈키호테의 눈에는 하녀의 거친 옷이 질 좋은 비단으로, 손목에 찬 유리 염주도 귀한 진주알로 보였다. 뻣뻣한 머리카락은 황금 머릿결로 빛나고, 퀴퀴한 입냄새는 부드러운 향기로 느껴져 아름다운 여신을 저절로 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랑에 빠지고 싶지만 '둘시네아 델 토보소'에 대한 정조를 지키기 위해 당신을 사랑할 수 없다고 고백하는 정숙한 남자 돈키호테. 


돈키호테의 이상한 말에 '마리토르네스'는 땀이 뻘뻘. 이 난처함을 어떻게 무난하게 넘길 것인가. 

이를 지켜보던 '마부'는 하녀가 다른 남자에게 가버린 줄 착각해서 질투와 소유욕에 눈이 멀어 앞뒤 안 가리고 돈키호테의 턱에 주먹을 날린다. 갑작스런 공격 한방에 돈키호테는 정신을 잃었고, 허술했던 침대는 우지끈 부러졌으며, 큰 소리에 잠이 깬 객줏집 주인은 분명 '마리토르네스'의 짓이라며 혼내주러 달려오게 된다. 객줏집 주인의 잔소리가 무서웠던 하녀는 엉겁결에 산초의 침대로 피신하고, 막 잠이 들었던 산초는 꿈속에서 악마가 자기를 찾아온 줄 알고 주먹을 휘둘렀으며, 하녀는 지지 않고 산초에게 주먹질로 되돌려주었다. 마부는 자기 애인이 맞는 것을 보고 도와주러 갔으며, 객줏집 주인은 '마리토르네스'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생각해서 하녀를 야단치러 갔다. 


어둠 속에서 얽히고설킨 주먹질의 시끄러운 난동 중 '톨레도의 성스러운 형제단 단장님'이 등장한다.

마침 객줏집 투숙객이었던 단장님은 현장을 보고 쓰러진 돈키호테는 죽었으며, 나머지 사람들이 살인범이라 생각해서 객줏집을 봉쇄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갑작스런 지시에 놀란 사람들은 다 각자의 방으로 도망가버렸다. 





*인상적인 구절


모험을 찾는 기사라는 것은 두 마디 말에 몽둥이로 두들겨 맞고, 그다음엔 황제가 되는 사람입니다요.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가장 가난하고 가장 큰 어려움에 처한 인간이지만, 내일은 자기 종자에게 왕국의 관을 두세 개라도 주실 수 있는 분이시지요. (229p.)- 산초 言

>>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떤 고난도 축복으로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 이 힘든 과정을 견뎌내면 빛나는 미래가 올 것인데 이것쯤이야.... 그러니 일반 사람들은 자기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돈키호테에 대한 산초의 무한한 신뢰는 주인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황제가 되는 비전을 함께 공유한다. '믿음'이야말로 꿈이 이루어지게 만드는 초석일진대, 자신을 이렇게 무한히 믿어주는 친구가 곁에 있으니 돈키호테는 이미 성공한 인생이다.



내가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을 자랑하는 자는 자신을 천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있기 때문이지요.(220p.) -돈키호테 言

>>> 항상 저자세를 유지하면 상대가 오히려 얕볼 위험이 있지만 돈키호테는 자신을 드러낼 때와 일시적으로 자세를 낮출 때를 잘 구분하는 것 같다. 그동안 강자에게는 강하게,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자에게는 부드럽게 처신해왔고, 지금처럼 남의 도움을 받고 있을 때에는 감사한 마음만 있으면 되니 굳이 자기가 누군지 떠벌릴 필요는 없지.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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