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나에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

[마흔, 고전에게 인생을 묻다] 이경주, 우경임

by 온단

숫자 3일 보면, 많은 사람들이 갈매기나 새의 날개를 떠올릴 거예요. 사람도 날 수가 있을까요? 비행기나 마법의 힘을 빌리는 걸 말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는 승승장구하는 사람을 보며 날개 달린 듯이 날고 있다고 느낍니다. 마음껏 활개 치고 능력을 펼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날아다닌다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날 수 있다는 건 반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도 떨어질 수가 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매달리는 사람도 있고, 나락으로 곤두박질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주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몇 명의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까요? 10명? 100명? 아니요. 단 1명입니다.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으면 어떤 난관도 헤쳐 나올 수 있습니다. 추락하던 사람도 손을 내밀어주는 단 한 명의 손을 잡고 다시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멘토 혹은 옹호자로 불리는 사람들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거입니다.


단 한 명의 사람이 있고 없고 가 얼마나 다른 상황을 만드는지에 대한 실험이 있습니다. 실험 참가자는 1명이고, 나머지 9명은 실험 진행자의 의도대로 행동하는 실험입니다. 정답이 O인 질문을 던지는데, 참가자 이외의 9명이 모두 X라고 답합니다. 그러면 실험 참가자는 자신이 정답을 알더라도, 남들과 똑같이 X라고 대답하는 확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그런데 동일한 실험에서 9명 중 8명이 X라고 말하고, 1명이 O라고 말했을 때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단 한 명이 O를 들었을 뿐인데도, 실험 참가자가 O를 선택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와 생각을 같이 해주는, 단 한 명의 사람. 사람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사람이 단 한 명이라는 게 놀랍지 않은가요. 그렇다면 내 편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들은 머리를 굴려, 이해타산이 맞는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려고 애를 씁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힘든 감정에 쓰러져, 옆 사람에게 강제로 내 편이 되어 달라고 애원하기도 합니다. 상대방을 내 안에 가져오려고 과도하게 애쓰는 사람이나, 상대방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자신을 내어주려 애쓰는 사람이나 헛된 희망과 노력을 하는 건 매 한 가지인 듯싶습니다.




몇 시간 동안 수다를 떨고 나서도, 차마 꺼내지 못한 말은 마음속에 그대로 남아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의 대화는 수박 겉핥기 식의 신변잡기로 시작해 점점 서로의 속내를 향해 나아갑니다. 계속해서 공감대를 이루며 서로의 마음에 있는 핵심을 찾아갑니다. 그러다가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더 이상 진전이 되지 않는 한계에 부딪칩니다. 내 마음속에서는 고민이지만,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때는 이해하지 못할 고민, 그래서 아무한테나 이야기할 수 없는 그 고민에 다다르면 벽이 생겨버리는 것입니다. 아무리 절친이고, 나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나의 모든 고민을 그대로 모두 털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상대방과 오랜 대화를 나누고 나서, 여전히 꺼내지 못한 말이 마음속에 어느 정도 남아있느냐가, 그 사람과 나의 관계를 측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가끔은 몇 마디 대화를 나누지 않았는데도, 나의 마음속 핵심 고민을 꺼낼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길게 이야기하고도 마음이 허한 사람이 있는 반면에, 짧게 이야기하고도 마음이 충족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읽다가 내 마음속 그 문제를 읽고 답해주는 글을 발견하게 되면 어찌나 기쁜지요. 그러면 그 책의 열혈 독자가 돼버립니다. 여러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교집합을 잘 채집하여, 글로 풀어낸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베스트셀러 같은 사람이 된 적이 있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세상을 활개 치며 날아갈 수 있는 날개, 그 날개가 꺾이지 않도록 나를 지탱해주는 사람. 내게도 그런 사람이 있기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기를 바라봅니다.





[마흔, 고전에게 인생을 묻다] 이경주, 우경임 지음

마흔 살, 속내를 읽어주고 정답의 후보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마흔이 되면서 고전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전의 진가를 읽어낼 수 있는 나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 일찍 알 수 있었어도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인생에 대해 묻고 성찰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20-30대분들에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당신에게]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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