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자기 연민이 왔다. 동정은 조금 위로는 많이.
스스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아예 없을 수 없고 그런 자기 연민이 있기에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모든 감정은 옳고 타당한 것이지만 항상 문제는 과잉이다. 넘치면 모자라니만 못하다는 그 말은 맞다. 자기 연민이 불청객처럼 찾아오면 그날 하루는 온통 슬픔이 콘셉트가 된다. 초대한 적 없는 손님이 절대 반가울 리가 없다. 무서운 건 감정은 옮겨 간다는 건데 연민에서 한탄 한탄에서 원망 그래서 분노 그리고 좌절로 이어지며 내 삶 전체를 망한 취급 한다는 거다. 그나마 있던 일말의 에너지도 깎여 나가 증발해 버리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싸움이 일어난다. 벗어나야 한다는 인식은 있지만 왠지 모르게 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으니 더 낭패다.
적당히 할 줄 안다면 인생에서 겪는 많은 부분은 수월할지도 모르겠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먹고 적당히 사랑하고 적당히 놀고 적당히 적당히 적당히! 감정조절이 어려울 때는 하던 생각을 강제 종료시키는 게 방법이다. 작정하고 자기 연민을 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다. 다만 '조금만' 하고 벗어나야 한다는 게 단점이지만 말이다. 빈 공간엔 '나의 위로'가 들어가면 된다. 자존감이 높거나 혹은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셀프칭찬에 쉬운 감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이게 참 어렵다. 타인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겐 인색한 거다. 약간 벗어나 이런 타입 사람에게 '누가 그렇게 하라고 시켰냐!'라는 말을 하면 그는 아주 큰 상처를 받게 된다. 따져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니까. 희생을 강요한 사람은 없고 선택한 자신만 있는 것이다. 어쨌든, 자기 연민은 조금만 위로는 케이크 위에 뿌려진 생크림처럼 듬뿍하자.
자기 연민은 에너지가 바닥났다는 증거. 누구도 생각하지 말고 좋아하는 단어를 쓰고 맛있는 차를 마시고 양질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콩나물처럼 무럭무럭 자라난 건강한 내가 나타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