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부터 바로 6시간 이상 내리 잠을 잤습니다
믿기지 않았던 아침 걷기 효과
갱년기 우울증, 너무나 익숙한 말이다. 불면증은 기본이고 한 밤 중 화장실에 가기 위해 몇 번씩 잠을 깼다. 한 번이라도 잠을 푹 자고 싶어서 커피도 끊었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시작될 때쯤 무더위와 장마에도 거르지 않고 걷고 달렸다. 주로 사람들이 적은 저녁시간에 가볍게 저녁을 먹고 하루 1만 보를 걸었다.
내가 좋아했던 게 무엇이었지? 그래. 달리기를 해볼까?
잠실 살 때 한강변에 나가 달리기 하면 참 기분 좋았었는데...
걷기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아 숨을 헐떡거리며 한 밤 중 달리기를 시작했다. 한강은 없어도 그때 그 기분만은 돌아오기를 바랐다. 전신에 땀이 날 때면 기분이 잠시 좋아지긴 했지만, 숙면을 하지는 못했다. 그때 그 기분도 느낄 수 없었다.
‘20대 쾌활했던 청춘이 단 한 번만이라도 돌아왔으면...’
코로나 블루가 레드로 전환되었다. 정말 화가 났다. 모든 게 짜증났다. 집안일을 할 기운이 나지 않았다. 누구나 겪는 갱년기라 그렇다고 생각했다. 코로나 블루에서 코로나 레드까지 그렇게 1년이 지났다.
복지관에서 걷기 무료 강좌 홍보글을 보았다. 걷기를 한 번 배워볼까? 오전 황금시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주 3회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수강료 없는 무료 강좌라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2021년 3월 3일, 오전 10시. 햇빛을 보면서 90분간 가볍게 걷기를 배웠다. 거짓말같이 그날 깨지 않고 여섯 시간 이상 내리 잠을 잤다. 얼마나 오랜만에 꿀잠을 잤는지... 그 모든 게 거짓말 같았다. 너무 놀라 갱년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쭉 내리 잠을 잤다.
햇빛 때문이었다. 햇빛을 보고 중강도 정도의 걷기를 한 결과였다. 발 뒤꿈치로 착지하고 엄지발가락 끝으로 마무리하면서 빠른 걷기를 할 때면 뛰지 않아도 숨이 차 올랐고, 종아리 앞부분에 자극이 왔다. 15분 정도 지나면 숨이 차 올랐다. 마치 달리기를 할 때처럼 힘들었다. 공원 트랙을 돌며 운동하는 시간은 1시간 남짓. 간단한 스트레칭과 워밍업, 마무리 스트레칭까지 포함하면 90분. 자전거를 타고 복지관 까지 이동하는 시간 왕복 40분.
그러니까 아침, 오전시간에 2시간 정도 햇빛을 보며 몸을 움직였다. 끊었던 커피를 마시는 날이면 운동을 해도 그날 밤은 잠을 설쳤다. 잠을 설치는 다음 날이면 몸이 너무 힘들었다. 날씨가 우중충해지고 비가 내리 오는 날이 3일 정도 계속되면 다시 우울해졌다.
햇빛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 지 알게 된 후 햇빛을 사랑하게 되었다.
“우울증인가요? 햇빛을 보고 걷기를 시도해 보세요. 적어도 2시간 이상 걸어보세요.
산책도 좋지만, 중강도의 걷기를 해보세요. 밤보다는 아침, 오전이 좋습니다. 저는 수개월간 밤에 그렇게 걸었지만, 불면증이었습니다.”
나는 아침 걷기 애찬론자가 되었다. 햇빛을 봐야 한다. 오전 햇빛이 그렇게 좋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되었다. 오전 햇빛과 오후 햇빛은 조도의 차이가 있다. 조도는 멜라토닌 생성과 관련이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 수다를 떨고 맛있는 걸 먹으면 효과는 두 배가 된다. 무더위에 햇빛을 피하지 않고 걷기 위해 오늘도 집을 나선다.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 햇빛이 주는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