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을 뒤지다가 복직 전 아이가 보낸 편지를 꺼내 읽었다. 여덟살 아이는 엄마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품을 가졌다. 나는 복직하고나서 나의 안위에 더 걱정이 앞서지는 않았던가 새삼 미안해지고, 다시 사랑으로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기분이다.
아이가 태어난 후, 내 대화의 주된 흐름은 교육이나 육아에 관한 것이다. 아이 친구 엄마들을 만나거나, 다른 경로로 만난 지인들도 대부분 아이를 둔 성인이기에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막힘없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여기에서 나는 결정적인 실수를 많이 했다. 독서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잘하고, 자신을 절제를 할 수 있으며, 순수한, 내 눈으로 보기에 티없이 괜찮은 우리 아이들에 대해 자랑하고, 내 육아와 교육방식을 나누고자 했다. 부끄럽다. 저마다 추구하는 삶이 다르듯 아이와 부모의 관계도 다르고. 아무리 내가 좋았다고 한들 아이마다 특성도 다른데 왜 그랬을까 쉽게 생각하고 말을 뱉었을까?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옛말이 틀린 것이 하나 없다. 다른 부모에게 훈수를 두는 입은 그만 닫아야겠다. 대신 내 아이들이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경제적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살아가는 방법) 커가는 방법들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간이다.
우리 부부(어쩌면 나)는 아이들에게 물려줄 유산을 대략 이렇게 정했다.
"독서를 즐기는 습관, 글쓰기, 성당, 운동, 악기,외국어, 여행"
책을 읽는 기쁨을 알고 늘 곁에 두는 삶, 글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삶이라면 50% 정도는 성공이다. 다행히 아이들은 차츰차츰 책과 더 친해지고 있다.
운동은 몸의 건강, 성당과 악기는 마음의 건강을 돌보는데 역할을 할 것이다.
외국어와 여행은 삶을 더 풍요롭게 살아가는 문이 되어 줄 거라 생각한다.
수영을 배우고, 피아노를 배우고, 영어를 배우고, 그 배움을 좋아하면서 성장하길 바란다.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는 삶이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지고, 100퍼센트를 이룰 수는 없지만 그런 삶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갈 수는 있을거라 본다. 아이들을 믿고, 이런 유산이 우리 아이들을 풍요롭게 만들거란 믿음을 가지고, 흔들림없이 함께 배우고 느끼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여행독서족이 되어야지!
아, 머리에 생각은 많은데 글은 뒤죽박죽 재미없게 쓰여지는 날이라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