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진 Oct 31. 2021

나는 신경증인가, 정신병인가, 정상인가?


즐겨 듣는 홍성남 신부님 강의 중에서,

뱃살이 고민인 한 중년 남성을 예로 들어 설명하신 이야기가 재미있으면서도 참 유익했다.


뱃살을 빼야겠다고 다짐한 중년 남성은

여러 자료를 찾아봐도 저녁을 거르면 뱃살이 빠진다는 이야기가 공통으로 들어있어

저녁을 먹지 않기로 결심하고

아침도 잘 먹고, 점심도 잘 먹고 퇴근했다.


당연히 저녁은 거르리라고 결심했는데

그날따라 아내가 수고했다며 술상을 차려왔다.

잠시 고민하다가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데.' 하며 맛있게 먹고는 '인생 뭐 있나 즐겁게 사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신부님 말씀에 의하면 이 분은 정상이다.


또 한 사람은 아침 점심 저녁 내내 물만 먹고

새벽에 배고파서 깨서 라면 두 개에 밥 몇 공기를 말아먹고 아침에 퉁퉁 부은 얼굴로 일어나

신경질을 냈다. 이분은 신경증이다.ㅎㅎㅎ


세 번째 사람은 뱃살을 쥐고 칼을 들고서 이걸

잘라버리겠다고 생각하면 정신병이란다.

즉, 정신병은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 모든 걸 다 바꾸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생각해보면 나도 신경증 비슷하게 행동했을 때가 있었다. 다만 세끼 다 굶지 못했을 뿐이지.

또, 정신병처럼 나의 모든 걸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도 있었고.

 그럼 나는 신경증인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상인들은 하루에 정상과 신경증 그리고 정신병 사이를 왔다 갔다 하지만 정상인 시간이 많을 뿐이라고 하셔서 안도했다. (휴~~~~~)


 내 안에 정말 많은 나의 모습이 있고,

그 모습들을 다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타인의 다양한 모습들을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을 텐데

나는 아직도 나의 미숙한 모습들을 사랑해주는 게 서툴다.


올해 초 명상을 시작하면서 나를 완전히 바꾸고 싶었다. 부정적인 모든 면을 사랑으로 다 채우고 싶었다. 한마디로 완벽해지고 싶었던 교만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여전히 부정적인 면이 있고, 나약하고 어리석은 면도 있고, 교만한 모습도 있다.

그래도 매일 내 영혼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괜찮아 잘 가고 있어 라고 말해주게 되었다.


친구들과 얼마 전 감정의 기복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나뿐 아니라 친구들도 역시 정상과 신경증 사이를 오가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동질감과 안도감이 들기도 했고, 각자의 위치에서 그럼에도 아름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감동적이기도 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의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 괜찮다.

잠재의식에 계속해서 아름다운 영혼의 양식을

넣어준다면  정말 괜찮다.









이전 11화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명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