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빈칸
너를 읽기 시작하면서,
이상하게 빈칸이 생겼지
읽다 보면 다시 첫 문장으로 돌아가
너는 나를 사랑한다 가 아니라
좋아한다 아니,
생각한다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생각하는 것은 모두
유사 의미라
빈칸을 채울 수 있었지
그래도 더 정확한 답을 찾고 싶어
너를 다시 읽는다
너를 읽는 시간은 점점 길어지지만
너라는 빈칸은 더, 더, 더 모호해진다
너는 나의 짝이다 가 아니라 벗이다
그리고 너와 나 사이에는 정이 있다
다시 첫 문장으로 돌아가서
너와 나 사이의 빈칸에 정이라고
다시 읽고,
정이란 사랑은 아닐지라도
좋아하고, 생각하고
그래서 너는 나의 짝이고, 벗이다
다시 첫 문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말이 되는지 다시 한번 번역하듯 너를 읽는다
너와 나 사이에 정이 있고, 정이란 사랑은 아닐지라도
좋아하고, 생각하고
그래서 너는 나의 짝이고 벗이다 를
한 글자 한 글자 음미하며 읽었다
굿 나 잇
너라는 빈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