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저녁 선선한 바람에 기분이 들떠 집 앞 공원을 찾는다.
벤치에 앉아 이어폰을 꽂고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청명한 밤하늘에 떠 있는 무수히 많은 별.
얼마 만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는지.
서울 하늘에도 이토록 별이 많았는지.
언제부턴가 지그시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를 잃어버렸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나 자신도 조금씩 잊혀가는 걸까.
그렇게 혼자 상념에 잠겨 있던 도중 콜드플레이의 Yellow가 나지막하게 들려온다.
‘look at the star, look how they shine for you’
(저 별들을 봐, 저들이 너를 향해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
그렇지. 별은 자기 혼자 잘난 맛에 빛나는 게 아니지. 누군가를 위해 빛나고 있는 거지.
아주 가까운 곳에서, 그리고 조금 먼 곳 어딘가에서 항상 나를 빛내주고 있는 사람들처럼.
밤하늘의 별은 늘 같은 곳, 같은 자리에서 나를 비추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스쳐 지나가고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나에게 추억을 선사해주었던 존재들.
사소한 한마디로 순간, 순간
나를 빛내주었던 고마운 사람들.
파랗게 물든 밤하늘 멀리
그 모든 별들을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