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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서아빠 May 01. 2024

지극히 중요한 지속가능성⑧

6) 기후 위기에 적응하는 방법

만약 기후위기가 현실화되어 환경의 변화가 우리 삶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이런 변화에 어떤 대응책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요? 조금은 암울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어쨌든 우리는 답을 찾을 거니까요. 늘 그랬듯이요.


우리나라 폭염일수 예측 - 가만히 있어도 이민가는 효과.

기상청이 2019년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될 경우 21세기말 한반도의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4.7℃ 올라간다고 해요. 이러한 온도 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연간 폭염 일수도 10.1일에서 35.5일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날이 따뜻해지면 병충해도 늘어 안정적인 식량 생산이 어려워지지요.

※ 추세(趨勢(달릴(추), 형세(세)), trends) : 어떤 현상이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향.
비슷한 말로 ‘추이(推移)’가 있습니다. 추이는 형편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해 나가는 경향을 이르는 말이다. 쓰임이 비슷한 것 같지만 ‘추세’가 ‘일정한 방향으로’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추이’는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그러니 추세는 하나의 경향성에 대한 의미이고, 추이는 변화 그 자체를 말합니다.


2090년이 되면 이제 사과는 수입품이 될지도 몰라요.

우리나라의 기후가 온대성에서 아열대성으로 변하면 재배 환경 또한 달라져 현재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농수산물 상당수가 생산이 불가능해지거나 생산량이 줄게 될 거예요. 우리가 매일 먹는 주식인 쌀 역시 25% 이상 수확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과일들도 예외가 아니에요. 기후 위기가 지속된다면 21세기말 무렵에는 배, 포도, 복숭아, 사과와 같은 친숙한 과일들은 수입해야만 할지도 몰라요. 전체 농지 중 작물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 2% 내외로 급감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기후대가 바뀌는 만큼, 아열대성 과일인 감귤과 키위, 망고 등의 재배는 크게 늘어나게 되겠죠. 


기후대가 변한다는 건 생활환경의 많은 부분이 바뀐다는 의미예요. 예를 들어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아열대성 바이러스나 해충, 잡초 같은 것들이 확산되면, 면역력이 없는 사람이나 동식물들이 피해를 보고, 이와 관련된 농축산업 역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게 될 거예요. 그러니 기후위기의 파급 효과와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히려 이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아이디어라면 어떨까요? 




첨단 기술을 이용해 실내에서 농업을 일구는 스마트팜.

실제로 기후위기에 더 긍정적으로 대응하고, 건강 피해와 자연재해에 대한 적응력과 회복력을 높이는 아이디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이런 아이디어 중 가장 활발히 실행되고 있는 것은 스마트 팜(Smart Farm)이라고 불리는 실내 농업입니다. 실내 농업은 말 그대로 강수량, 온도, 햇빛의 양 등 외부환경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실내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말해요. 빛이나 온도, 습도 등을 사람이 작물의 특성에 맞도록 인공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흙없이 식물을 재배하는 수경재배

실내 농업은 최첨단 기술을 통해 식물의 성장 과정을 통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환경제어식 농업(CEA, Controlled Environment Agriculture)'이라고도 불려요. 보통 토양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미네랄(mineral) 영양제가 포함된 용액을 사용해 토양 없이 식물을 재배하는 수경재배(Hyroponics)나 공기 또는 안개 환경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에어로졸 재배(Aeroponics) 방법을 사용합니다. 또한 LED 조명을 활용해 식물 성장 단계에 맞는 빛을 제공하는 기술도 널리 사용되고 있어요. 


한국타이어에서 제안한 이동하는 식물농장

이런 기술 덕분에 실내 농업은 공간 효율성, 수확 시기, 자원 보존, 운송 거리 등 여러 부문에서 기존 농장보다 유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더 좁은 면적에서 훨씬 더 적은(거의 10%) 물을 사용하고도 같은 양을 재배할 수 있으며, 도시 소비자와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해 운송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도 크게 줄일 수 있어요.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실내 농업 기술이 필요합니다.


스마트팜 중 최근에도 가장 논란이 있는 방법이 바로 수직농장(Vertical Farm)입니다. 1999년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가 처음 만든 단어로, 창고나 물류 컨테이너를 재활용해 다양한 장비와 최첨단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농장이지요. 데스포미어 교수는 30층 규모의 빌딩농장을 통해 5만 명의 먹을거리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기후 위기와 맞물려 손정의의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를 비롯한 많은 투자자들이 이 분야에 1조 원 넘게 투자했지요. 2022년 12월 초 기준으로 실내농장 업계에 17억 달러(약 2조 2500억 원)가 투자되었다고 해요. 인류의 첫 번째 혁명이라고 불리는 농업 혁명에 제대로 된 '혁신'이 도입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거예요.


수직으로 많은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수직농장 (시도는 좋았다. 다만 돈이 없을 뿐.)

하지만 최근 수직 농장들은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하나둘씩 파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익성이 낮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죠. 도심과 가까운 곳에 '수직으로' 건물을 짓기 위해서 큰돈이 필요합니다. 설비와 소프트웨어를 운영하는데도 돈이 많이 들죠. 심지어 식물은 사람보다 10배 정도의 빛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조명에도 엄청난 비용이 들어갑니다. 수직 농장의 대부분이 잎채소를 재배하는 이유도, 잎채소가 다른 작물에 비해 빛을 덜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전통 농법과 대비해 감가 상각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아마존이나 쿠팡처럼 꽤 긴 시간 동안 적자를 감수하고, 경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죠.


스마트팜을 통해 기후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거나, 비닐하우스를 개선하여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사계절 하우스 같은 다양한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육상에서 양식한 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년부터 2022년까지 연근해 표층수온은 약 1.36도 상승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해양온도변화는 바다에서 양식을 하는 해상가두리양식에도 큰 위협을 주고 있어요. 바다에 가두리를 쳐놓기 때문에 수온변화를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변화에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방안이 바로 육상 수조 양식입니다. 이미 우리가 즐겨 먹는 광어의 경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육상 양식에서 나오고 있다고 해요. 최근 풀무원에서는 국내 최초로 육상 김 양식에 성공해 판매까지 이루어졌다고 해요. 김은 K-culture의 선봉장으로서, 2023년 수출액이 1조 원을 돌파해 전 세계에서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데, 사계절 내내 고품질의 김을 재배할 수 있다니 그 노력이 정말 대단하죠?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적은 먹거리를 찾는 노력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곤충을 식량화하는 거예요. 아직까지는 기대보다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차세대 친환경 식량자원으로 가장 각광받고 있으니 우리도 주목해야겠죠? 곤충은 같은 단위 면적에서 소와 가축과 비교해 더 높은 동물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고, 생육에 필요한 물이나 온실가스 배출량도 적어요. 현재 우리나라에도 귀뚜라미, 번데기, 굼벵이 등 10종의 곤충이 식품 원료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식약청에 등록된 먹을 수 있는 곤충 10종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육식동물들은 곤충을 먹지요. 곤충은 환경을 가리지 않고 번식력이 왕성해 어느 장소에서든 머릿수가 많은 데다, 대부분 크기가 작아서 다른 동물을 사냥할 때보다 쉽고 큰 위험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구 생물종 측면에서 보면 곤충을 먹지 않는 인간이 특이한 경우일 거예요. 하지만 동네 편의점에만 가도 번데기 통조림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번데기류를 먹는데 거부감이 크게 없어, 곤충을 먹는 환경에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와 수소 연료전지 분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태양광 에너지나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산업 관련 일자리가 매우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요.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그리드는 전력망을 의미합니다. 한번 생산한 전기는 따로 보관하지 않는 한 생산 후 없어지게 돼요. 하지만 전력 사용량은 날씨나 각종 조건에 따라 큰 변동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전력사용량의 일부(10% 이상)를 예비 전력으로 남겨두고 있어야 합니다. 즉, 현재의 전력 시스템은 거의 항상 10% 이상의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태양광, 풍력발전 등이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는데, 이런 대체에너지는 기상에 따라서 발전량이 달라지게 되며, 정확한 발전량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전력의 공급과 수요를 맞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 그리드라는 개념이 고안되었습니다. 

스마트 그리드는 일반적인 전력망에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기술을 접목시켜, 전기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실시간 정보교환을 통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입니다. 이를 통해 스마트 그리드를 운영하는 회사는 전기의 생성, 전송 및 배분을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더 진화된 스마트 그리드인 디지털 그리드(Digital Grid)가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어요. 


'란트팍(Landpack, 독일)'의 친환경 포장재 - 버려지는 짚으로 만든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친환경적인 생산 과정을 통해 환경을 보존하고 회복하는데 기여하는 일 또한 많이 증가했어요. 이러한 일자리를 그린잡(Green Job)이라고 합니다. 주로 스티로폼을 활용하는 단열 포장재에 짚을 이용 해 천연 단열 포장재를 만드는 기업도 그린잡을 제공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어요. 탈곡한 뒤 버려지는 짚을 상품화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면서도, 농가의 새로운 수익 창출에 기여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곡물로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이나 상자, 용기를 만드는 아이디어도 기후 위기 완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어요. 


친환경적으로 설계된 테크노플렉스(technoplex) 사옥

로봇을 이용해 바다에서 플라스틱을 수거하고, 이를 재활용 업체에 판매한다던지, 전기차 배터리를 조립하고, 유지 보수하는 기술자가 된다던지 새로운 첨단 기술과 융합하여 기존의 업무가 그린잡이 되기도 하지요. 그린잡에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 환경에 미치는 유해성, 폐기할 때의 친환경성 등 친환경적 요소를 고려해 제품을 디자인하는 에코 디자이너(Eco designer)나 폐수, 폐기물 등을 처리하는 기기 및 장치를 조작하는 환경 설비 기술자도 있어요. 해양 에너지 기술사도 있습니다 파도, 조류, 해수 온도 차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연구와 같이 바다의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직업이지요. 






이외에도 다양한 그린잡이 있으며, 사회적 인식 변화와 새로운 첨단 기술의 개발에 따라 더 많은 그린잡이 생겨날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그린잡이 2040년에 대세가 될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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