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비가 또 와요.
진짜 징글징글하네요.
토끼: 그러게요. 이 시기에 장마처럼 비가 오네요.
어? 근데 <월든>을 들고 오셨네요?
읽어보셨어요?
개: 아, 이거요?
두꺼워서 턱 괴기 좋아서요.
그리고 이거 들고 다니면 멋있어 보이잖아요.
사장님은 읽으셨어요?
토끼: 부끄럽지만 읽다 말았네요.
숙제를 안 한 느낌이어서 다 읽어야 하는데…
개: 산책도 못 하고… 들고 왔으니까 조금 읽다 갈게요.
토끼: 네, 그렇게 하세요.
잠시 후, 개 손님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월든>은 베개로나 쓰일 것 같다.
*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친환경 무소유의 삶을 실험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