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러한 독특했던 육아 과정보다도 날 더 힘들게 했던 건 차갑다 못해 매서운 시선들이었다.
아이를 보고 불량품이라고 하는 소리도 들어봤고, 임신했을 때 뭘 잘못 먹어서 이렇게 됐냐는 소리도 들어보고, 이럴 거면 애를 밖에 왜 데리고 나오냔 소리도 들어봤다.
“아줌마, 얘는 왜 말을 못 해요?”
라는 또래 아이들 물음에
“조금 느리게 크는 중이라, 말을 지금 천천히 배우고 있어.”
라고 태연히 답하기까지도 나에겐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었다.
우리 아이를 보고 수군덕거리는 모습에 이력이 날 법도 한데 여전히, 아이가 10살이 된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시선이 힘들다. 데리고 다닐 때면 버스나 오토바이가 지나갈 때 나는 소음이나 뻥튀기 기계소리 등에 놀라 자지러지게 소리를 지르며 울 때도 있고, 배가 아픈 것인지 무엇 때문인지 말로 표현은 안 해서 잘 모르겠지만 갑자기 1단계에서 100단계로 치솟는 화를 내며 소리를 질러 주변의 이목을 끌기 십상이다.
아이가 텐트럼을 부리며 길에서 뒤집어지면 나도 같이 패닉상태가 될 때가 종종 있다. 마치 스무고개를 풀어내듯 아이가 더워서 그런가 옷도 벗겨보고, 배가 고파 그런가 가방에 준비해 둔 초코바도 먹여보고, 쉬가 마려워 그런가 싶어 화장실도 데려가고, 어디가 아파서 그런가 싶어 타이레놀도 입에 털어 넣어 보고... 그래도 진정이 되지 않고 울부짖는 아이를 볼 때면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다.
모두의 구경거리가 되어 아이와 나 있는 곳만 핀 조명이 내리쬐는 느낌이다.
지하철 안 군중 속에서
“우리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어요.”
라고 외쳤던, 영화 『말아톤』의 김미숙 배우처럼 나 역시
“아이가 장애가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저도 얘가 뭐 때문에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진정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라고 외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