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라 그들의 말이나 시선에 대응하는 건 늘 사치일 뿐이었다. 이리저리 애써봐도 아이의 텐트럼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아이를 쥐어박거나 강제로 끌고 와서 어쨌든 그 자리를, 그 시선들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쓸 때도 많다.
그리고 나면
‘아이 입장에선 소리든 그림이든 무언가 무섭게 느껴졌거나, 아님 어디가 아파서였거나 힘들어서였을 수도 있는데... 그냥 내가 꽉 안아줄걸... 무섭게 다그치며 데려오려 하지 말고 아이를 더 달랬어야 했는데...’
라고 후회한다. 내가 이것밖에 안 된 엄마인가 싶어 아이한테 미안해서 또 울며 자책하고 반성한다.
매서운 시선은 비단 낯선 사람들뿐 아니라 그동안 알고 지내왔던 가족과 친구들에게서도 느껴졌다.
내 아이의 장애를 알고 나와 점점 거리를 두는 모습들도 있었고, 엄마인 나의 태교나 양육방식에 문제가 있어 아이가 저럴 거라며 이렇게 해야 한다 훈수를 두는 지인들도 있었고, 너의 기도가 부족해서 애가 자꾸 나빠지는 거라고 훈계하는 사람도 있었다. 내가 몸이 안 좋을 때조차 엄마인 네가 아프면 얘는 누가 돌보냐며, 건강관리 잘하라는 꾸지람도 들어야 했다. 무섭고 억울했다. 그냥 모든 게 서러움의 연속이었다. 아이의 장애를 알기 전엔 밝고 자신감 있고, 사람을 좋아하고 따뜻했던 나였는데... 그렇게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