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을 위해 한 발자국 #4
아들은 아직 이빨요정을 믿고 있어.
초등학생이지만 산타할아버지도 아직 믿고 있어서 아직도 한참 아이구나 싶어 귀엽기도 해.
어제저녁 양치 중에 흔들리는 아랫니를 보며 이빨요정에 대해서 물어보더라.
"새로 간 치과에서 뽑으면 이빨 안 준다는데 그럼 이제 선물 못 받는 거야?"
"산타 할아버지는 항상 좋은 선물 포장까지 해서 주는데, 이빨요정은 지금까지 네 개 다 포장이 없었어. 이빨요정 선물은 싸구려인가 봐."
그래서 "이 빠진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포장을 못하나 보지."라고 대답해 주니, 천진난만하게 "산타할아버지는 다 하는데?!"란다. (산타할아버지가 몰래 포장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
대충 둘러대며 상황은 마무리되었고 아들에게 이런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이제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그리고 천천히 남은 유치를 세어본다.
아빠는 언제까지 이빨요정으로 살 수 있을까?
이사하며 새로 간 치과에서는 발치해도 의료폐기물이라고 유치를 안 준다고 하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빨요정을 소환하기 위해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