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큼 나도 소중합니다.

by 천정은

직장에 이런 사람 꼭 있습니다.

자신은 어렸을 때 귀하게 자랐다.

고등학교까지 전교 몇 등 했다.

대학교 때 동아리 회장이었다.

한마디로 자신은 잘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볼 때면 저는 안타깝습니다.

자신만큼 상대방도 다 해봤습니다.

자신이 살아온 역사가 소중하듯 상대방의 역사도 소중합니다.

과거에 자신만 화려했던 게 아니라 상대방도 화려했습니다.

늘 입에 자랑을 달고 살며 내가 과거엔 말이야...

정말 싫습니다.

과거에 반장, 회장, 학생회장 안 해본 사람 없습니다.

저 역시도 반장 해 봤습니다

하지만 그런 말 하는 것조차도 쑥스럽습니다.

우리 과장은 늘 과거에 말이야..라고 말합니다.

그런 사람이 지금 현재는 별 볼일 없이 삽니다.

집에 가면 와이프가 구박한다며 퇴근 후 술 마시자라고 외칩니다.

술자리에서 또 과거의 애기가 이어지겠죠.

저는 압니다.

정말 과거가 화려했던 사람은 절대 자랑하지 않습니다.

그 날을 회상하며 오늘을 더 잘 살려고 노력하겠죠.

이 자리에 머물지 않기 위해 자기만의 무기를 개발하겠죠.

저 역시도 노력 중입니다.

저는 회식자리에 잘 참석하지 않습니다.

부득이하게 간다면 밥만 먹고 집에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바쁘기도 합니다만.

진짜 이유는 하나같이 과거 이야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얼마나 잘 나갔냐면 말이야..

이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피곤합니다.

아니 맞장구치며 웃어주는 게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더라고요.

한 번은 과장이 과거 연애 이야기를 하는데..

결론은 자신이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았다.

지금의 와이프가 쫓아다녀서 결혼했다.

이런 애기를 들어주는 나 자신이 힘들더라고요.

경청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상대방의 과거조차 경청하며 내 시간 뺏기기가 싫더라고요

그래서 회식하자. 이러면 이런저런 이유를 댑니다.

즐거운 회식도 많겠죠.

건설적인, 발전적인 애기들로 채운다면요.

그런데 대부분의 회식자리는 그러지 않더라고요.

회사에 있었던 이야기, 과거 이야기, 사생활 이야기.. 뿐이더라고요

회식에 참석하지 않는 사람 뒷 애기까지도요..

당신만큼 나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나의 소중한 시간 뺏기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도 저는 회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괜찮습니다.

내 이야기를 하더라도 관심 없습니다.

얼마나 할 애기가 없으면 남 얘기하며 시간을 보내겠습니까?

안타깝습니다.

남 얘기하며 즐거워하는 사람은 미래가 없는 사람입니다.

지금 하는 애기가 언젠가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저는 미래를 그리며 오늘도 살아갑니다.

오늘 하루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늘 고민합니다.

그러다 보니 소중한 내 시간 빼앗기기 싫습니다.

저는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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