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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정은 Oct 23. 2021

직장- 싫지만 사직서 안 낼 거면

-싫지만 버텨야 한다면

 

친한 후배는 직장생활에 실패한 거 같다며 늘 나를 볼 때마다 자책한다.

어디를 가도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하는 자신이 한심스럽단다.

출근할 시간만 되면 가슴이 뛰고 차라리 죽고 싶을 만큼 일터가 싫었다고 회상했다.

잔소리하는 선배의 이야기도 싫고 인신공격하는 사람들도 싫고 일도 자신하고 맞지 않는다고 했다.

늘 반복되는 퇴사로 괴로워하는 후배에게 나는 말했다.

너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인신공격하는 나쁜 사람들과 태움을 조장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고생했다고 말이다.

정말 이 후배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디를 가나 먼저 입사한 사람이 대장 인양 행동하는 악습의 되풀이에서 견디기 힘들었을 듯했다.

나 역시도 그런 경험이 있다.

병원 경력 10년 차에 이직했을 때 나보다 경력도 작은 사람이 지시하는 말투로 이것저것 시키는데 정말 짜증이 났다.

물론 아래부터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기에 참았지만, 그 말투는 지금도 생각이 난다.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그 말투와 행동으로 나는 상처를 받았다.

자신의 위상이 높아지기라도 하듯 지시하는 사람들은 어디를 가나 있다.

똑같은 명령도 듣고 싶은 말이 있고, 무시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나 역시도 어느 정도 적응될 때쯤 그 사람을 과감히 무시했다.

관계는 조금 어색해지더라도 마음은 편했다.

자신의 위상을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남을 배려해주고, 남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주고 상대방을 먼저 생각해준다면 그 사람은 어딜 가나 존중받는다.

반면 무시하고, 지시하는 말투로 짜증을 낸다면 그 사람 곁에는 아무도 없게 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참을 만큼 참고 견디며 산다.

싫은 소리 들어도 고개 숙이는 약자가 된다.

결코 약해서 그런 건 아니다. 

내 생계수단인 일터에서 그냥 약자로 살뿐이다.

똑같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한 번 더 양보하고, 한 번 더 참을 뿐이다.

그러니 제발 자기 방식대로 좌지우지하며 직장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 퇴사하길 바란다.

약자라서 견디는 게 아니다.

싫지만 버텨야 하기에 나는 오늘도 이 악물고 참는다.

싫은 소리 들어도, 태움을 당해도, 인신공격을 해도 무시한다.

물론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의 마음의 근육도 단단해졌다.

마음 근육을 키우는 방법은 다른 게 아니다.

이상한 사람은 무시하고 신경을 끄며 좋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냥 저 사람 때문에 내 감정 소비하지 말자며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내가 욕하고 싸운다고 그 사람은 달라지지 않는다.

생각하는 시간 조차 아깝다고 무시하는 게 최고다.

나도 싫은 사람 얼굴과 말투가 생각나서 괴로울 때가 있다.

그런데 직장생활 18년 차가 되니깐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것조차도 싫었다.

직장에서 본 것도 괴로운데 퇴근 후까지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과감히 무시하고 생각을 지우다 보니 내 마음 근육도 단단해졌다.

퇴사하지 않을 거면 오늘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보자.

내 생각을 바꿨더니 행복한 삶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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