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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정은 Oct 23. 2021

여자- 약하지만 나서야 한다면

-무식함이 용감함이 아니다.

 

맘충이라는 신조어를 아는가?

이기적이고 개념 없는 맘을 표현하는 말이다.

사실 나는 이 단어를 최근에 알았다.

커피숍 의자에 놓인 기저귀(공처럼 뭉쳐진)를 보고선 옆 테이블에서 젊은 여성분이 맘충이라는 표현을 했다.

한쪽 구석진 자리에 앉아있던 누군가가 기저귀를 갈고 거기에 놓고 간 듯했다.

그걸 직원이 보지 못해서 치우지 않았고 젊은 여성분이 발견한 듯 보였다.

맘충이라며 욕하는데 나는 도대체 누가 여기에서 기저귀를 갈았을까?

라며 조금은 의아했다.

최근 노 키즈존이라는 식당이 많다.

아이 있는 엄마들은 너무하다면서 비난했고, 젊은 사람들은 아이 때문에 편하게 차를 마실수 없다며 찬성했다.

사람은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한다.

엄마들은 아이가 조금은 떠들 수도 있지 이해를 못해준다고 하고 젊은 사람들은 내 돈 주고 와서 편하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나 역시도 아이 셋을 키우는 육아맘이다.

잠시 쉬는 날 집 앞 커피숍에서 책을 읽는데 유모차 부대가 들어왔다.

유모차까지 밀고 오다 보니 내 탁자를 살짝 치고 지나가게 되었고, 나는 자연스레 그들에게 눈길이 갔다.

유모차에서 우는 아이, 내려달라며 소리치는 아이, 음료수 마시겠다며 징징대는 아이까지 그들은 대화를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 아이가 유모차에서 내리더니 커피숍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무렇지 않게 엄마들의 대화는 이어졌고 큰 웃음소리까지 났다.

조용한 곳이라 선택했던 내 예감이 틀렸다.

급기야 그 아이는 2층 난간을 올라갔고 2층 난간에 작은 전구에 손을 살짝 데었다.

이 사건으로 그 엄마는 직원에게 아이가 다쳤다며 언성을 높였다.

전구를 위험하게 설치했다면서 말이다.

아이를 돌보지 않는 본인 책임은 빼고 커피숍에서 설치한 전구만을 탓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무식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남 탓하는 그 맘충이 정말 싫었다.

그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무식한 행동이 용감하지 않다는 걸 알기를 바란다.

정작 자신은 커피 마시느라 아이가 난간을 잡고 있는지 살피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직원에게 탓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어떤 사람은 놀이터 있는 식당에서 자기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맞았다면서 식당 주인에게 사죄를 하라는 경우도 봤다.

이런 경우 과연 식당 주인이 잘못한 걸까?

무식한 사람들이 결코 용감한 건 아닌데 몇몇 사람들은 자기의 큰 목소리를 무기로 사건을 적반하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전거를 타다 보면 자전거 도로를 생각 없이 다니는 사람이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한다.

그런데 클랙슨을 울리면 한 번쯤은 비켜줄 법도 한데 아무렇지 않게 자전거 도로를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몇 번 울려도 피해 가라는 식으로 막무가내로 걸어간다.

그리고 자전거가 지나가면 욕한다.

이런 사람의 정신은 정상인가?

무식한 것이다.

자신을 무식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용감하다며 포장한다.

대형 마트에서 계산대에 줄 서있는데 어떤 분이 연세든 분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았다.

먼저 계산하라면서 말이다.

오래 서있으니 얼마나 힘들까? 라며 먼저 손 내밀어 양보하는 그분을 보면서 정말 용감하다고 생각했다.

진정한 용감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내가 누군 줄 알아? 이런 말을 내세우는 사람은 알아야 한다.

너는 무식한 사람이다.

진정한 용감함이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배려를 알고, 겸손하며 참다운 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제발 자신의 무식함을 용감함으로 포장하며 잘난 체 하지 말자.

마음 넓은 사람이 당신이 불쌍해서 양보해주고 웃어줄 뿐이라는 걸 알기를 바란다.

오늘도 용감한 사람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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