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본인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나를 돋보이기 위해, 남보다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나름의 포장을 한다.
나를 위함이기보단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기대를 한다.
상대방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고 기대치를 바라기에 우리는 한시도 편하지가 않다.
프로 포즈 할 때 남자의 마음은 5월이지만, 결혼하고 난 뒤에는 12월이 된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말이다.
이 문구를 보면서 정말 공감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프로 포즈를 받고,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행복하다.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내 든든한 편이 있다는 생각에 사는 게 즐겁다.
그러나, 결혼 후에 특히 육아를 하면서부터는 티격태격 싸우며 내가 이러려고 결혼했나.
나만 아이 보는 사람인가.. 나는 파출부야.. 하면서 분노의 폭발을 한다.
프로 포즈 받을 때의 사랑스러움은 사라지고, 부부가 원수가 되고 꼴 보기도 싫어진다.
그 이유는 아마도 서로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나를 사랑한다면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마음이 변한 거야?
등등 기대 심리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실망감도 크고, 상대방에 대한 불안감도 커진다.
직장 내에서도 상대방에 대해 기대가 높을수록, 실망감이 큰 경우가 많다.
나는 당신을 위해 이 정도 했는데,,, 당신을 위해 야근도 했는데,, 회사를 위해 노력했는데, 월급은 이 정도라니... 등 혼자서 기대치를 높인다.
그리고, 돌아오는 게 없으면 혼자 상처 받고, 사표라도 내야 하나 고민한다.
나는 기대감이 큰 만큼 혼자만의 상처가 크다는 걸 경험으로 느꼈다.
헌혈의 집에서 근무할 때 일이다.
나름,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다니며, 이일 저일 했다.
물론 처음 해보는 일이라 재미도 있었지만,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일 한다는 게 좋았다.
늘 아픈 사람만 상대하다가 이런 일도 나름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과장님, 윗 상사, 타 부서 직원들 눈에 열심히 하는 직원으로 기억되길 바랬다.
그때 당시는 계약직이었기에, 정규직으로의 전환도 나름 생각했다.
이 곳은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알아줄 거야, 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했던 터라 새벽 6시도 마다하지 않고 출근했다.
헌혈자를 위해 먼 군부대나 학교 가는 것도 자진해서 갈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계약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정규직으로의 전환이 있던 날, 몇몇 계약직 동료들도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외부에서 시험을 보는 사람보단, 우리가 더 가산점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 말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를 저버리며, 외부 간호사들이 합격을 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름 기대를 하고, 무언가 이득이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창피했다.
그 후로 나는 과감히 그 직장을 나오게 되었고, 더 이상 직장에 기대하며 살아가는 삶 자체를 지양했다.
양창순 박사는 “기대와 욕심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것도 자해다”라고 말하면서, 너무 완벽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자신의 실수와 단점을 이해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간관계에서도 ‘내 마음에 100퍼센트 드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는 사실과, ‘내 마음이 상대의 마음과 결코 같을 수 없음’을 인정할 때 애써 나를 자랑할 것도 숨길 것도 없이, 누군가에게 기대하거나 바라는 거 없이 그저 담백하게 서로를 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담백한 인간관계를 맺는 가장 좋은 비결은 ‘거리 두기’다.
사계절이 바뀌듯 인간관계에도 자연스럽게 만나고 헤어지는 관계가 있고, 비즈니스 파트너처럼 필요에 의해 맺어지는 관계가 있다는 점을 이해하면, 인간관계에서 오는 괴로운 감정들에 보다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누군가에게 기대하고 불필요한 일에 마음을 쓰지 않기 위해서는 남보다 나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나에게 기대를 하는 게 더 현명하다는 말이다.
나를 바라보며 나를 위할 때, 남도 나를 위하게 된다
법정 스님은 비 오는 날 연잎에 고인 물방울이 시간이 지나자 연못으로 쏟아지는 것을 보고는,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버리는구나, 라는 잠언을 남겼다.
연꽃이 늪의 더러움을 견디는 이유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무게들은 바로 밀어내 버리기 때문이다. 연꽃이 빗방울을 떨 구 듯, 우리는 염려를 털어내야 한다.
세상에 직장에 친구에 기대하며 살아갈 필요는 없다.
나도 나의 감정에 실릴 만큼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다 내려놓고 버릴 줄 아는 지혜를 갖기로 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문제가 생겨도, 그 사람이 사이코네, 이상한 사람이네 라고 생각하기보단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더 악화되기 전에 과감히 관계를 끊기도 했고, 내가 감당할 정도만 수용을 했다.
나를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도 있겠지만,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다 생각을 한다.
또한 , 상대방이 나를 최고로 생각해 주기를 기대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기대 심리를 갖지 않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많은 집단 속에서, 그리고 가정 내에서도 내가 누군가에 기대하기보다는, 나 스스로 내 편이 돼 주었다.
승진을 위해서,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인상으로 남기 위해서 가는 길이 아닌, 때론 잠시 쉬어가면서, 피곤한 삶을 선택하지 않았다.
버려지는 것들도 있고, 어쩔 수 없이 버려야만 하는 것들도 있었지만, 더 이상 남과 같은 길로만 가지 않기로 했다.
그냥 솔직한 내 모습을 내보이며, 있는 내 모습대로 살기로 한 것이다.
남에게 기대하며 피곤한 삶으로 하루를 살기보단, 나의 아픔을 보듬은 채 비로소 나로 산다는 것이 더 의미가 깊다.
아직도 직장 내 에서 내가 누군 줄 알고,, 학교에서 내가 누군 줄 알고 우리 아이한테... 집에서도 내가 대장인데.. 감히.. 이런 삶을 선택하지 않길 바란다.
당신의 명함, 직책이 한순간에 물거품 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며 그런 것에 기대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는 누군가에 기대하기보단, 내가 그렇게 해야겠다는 신념을 갖자.
자율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의존심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을 수 있지 않을까?
남이 가지 않는 길로 가는 선택을 누리길 바란다.
나만의 길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