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직장에서는 내 감정을 꽁꽁 숨긴 채 좋은 모습 보이기에 급급하다.
하루 종일 감정 숨기기를 했으니, 집에 오면 녹초가 된다.
하나씩 감정을 꺼내다 보면 어느덧 내 감정에 복받쳐 눈물까지 나온다.
내 아는 후배는 서울의 빅 5 대학병원에 취업을 했다.
소문난 대학병원에 취업하는 게 성공이라도 되듯이 열심히 공부하며 실력을 쌓았다.
밤늦게 전화가 왔다.
위 선배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자신의 감정을 북받치게 한다는 것이다.
밥도 굶어가며 일했더니, 고작 하는 말이 성인 간호 시간에 뭘 배웠냐면서 다짜고짜 화를 냈다고 했다.
심전도 모니터링 붙이는 패드 위치가 정확하지 않다면서 환자 앞에서 짜증을 내고 돌아섰다는 것이다.
분명 자신은 배운 대로 붙이고, 판독도 잘 되는데 이 선생님은 작은 실수도 용납을 못한다고 했다.
직장만 가면 아니 이 선생님하고 근무만 같이하면 심장이 요동치고, 식은땀이 난다면서 도저히 견딜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만두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어떻게 들어간 병원인데 그만두냐며 훈계를 했다고 한다..
시집갈 때 까지는 견디라고 말이다.
병원에서는 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선생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로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일을 한다.
집에 가서 혼자서 내 감정을 살펴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부터 나온다.
견뎌야 할까? 내 자존감마저 밟혀가면서?
동기들은 잘 견뎌내는데 내가 그만두면 나만 실패자가 되는 건 아닌가?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명문대 생 들 중 여유 있게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아등바등하는 모습을 내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아무리 힘들고 좌절하더라도 남들에게는 긍정적인 면만을 내보이게 된다. 고 보도하고 있다.
다들 불안을 느끼고 힘들면서도 함께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받기보다는 여전히 근사한 모습을 보여주기 급급하다는 것이다.
나만 행복하지 않고, 나만 실패자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 때문에 내 감정을 꽁꽁 숨긴 채 말이다.
전 세계의 모든 걸출한 무용수들을 길러낸 세계 최고의 스승이 있다.
바로 거울이다.
무용수들의 연습장을 가보면 사방으로 거울이 설치되어 있다.
거울을 보면서 무용수들은 자신을 꾸준히 성장시키고 최고의 내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을 것이다.
상대방을 바라보는 거울이 아닌 나 자신을 보고 꾸준히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았을까?
우리는 삶의 고비마다 자신의 감정을 거울에 비춰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언제까지 상대의 감정에 억눌러 사는 게 아니라, 내 감정을 비춰봐야 한다.
내 감정을 들여 다 봐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내가 힘들다고 누군가 내 감정을 들여다 봐 줄 것이라 생각하는가?
위로받고 싶어서 술 한 잔으로 마음을 달래 보는가?
나를 진짜 찾아가는 과정은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윤형 방황이라는 말이 있다. 바퀴처럼 원형으로 방황한다는 말이다.
눈을 가리고 걸을 때 사람은 아무리 똑바로 걷고 싶어도 똑바로 걷지 못한다고 한다.
처음 몇 걸음은 가능하겠지만 걸음이 길어지면 어김없이 직선으로부터 멀어진다.
그런 식으로 점점 간격이 벌어지다 아주 먼 길을 걷게 되면 결국은 커다란 원을 그리며 걷게 되고 만다.
실제로 알프스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길을 잃은 조난자는 마을을 찾기 위해 눈 속에서 매일 12시간씩 걸었으며, 그렇게 조난자는 13일을 방황했다. 12시간씩 13일을 걸었다면 도대체 얼마나 멀리까지 걸어갔던 것일까?
그런데 결국 조난자가 구조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 조난자가 길을 잃은 장소에서 불과 6킬로미터 반경 안에서 헤매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눈을 가리고 걸을 때 큰 원을 그리며 걷게 되는 현상을 한 독일 학자는 ‘링 반더룽’(Ringwanderung)이라고 불렀다. 고리 모양의 방황이라는 독일어로 우리말로는 윤형 방황(輪形彷徨) 또는 환상방황(環狀彷徨)이라는 것이다.
내 딴에는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제자리다.
내 감정에 충실하지 않고, 제 자리에서 빙빙 돌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작고 사소한 것에 목숨 걸고 있지는 않는지, 내 길을 잘 가고 있는지, 한 번씩 안대를 풀고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윤형 방황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 번씩 내 마음의 거울을 봐야 한다.
제자리에서 방황하고 있지는 않는지, 욕망과 지위에 쫓겨 살고 있지는 않는지 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다.
상대방의 기분을 가끔 외면해도 괜찮다.
눈치 보며 비유 맞추며 살기에는 내 감정소비가 너무 크다.
그러니 사람이나 관계에 의존하고 집착하지 말고, 이 순간의 문제에 집중하려는 마음을 가져 보자.
나 자신을 스스로 존중해주고 위로해 줘야 한다.
남이 하는 말과 행동은 그 순간뿐이다.
나 자신을 스스로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더 이상 감정 소비하며 살아가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미국의 유머작가 윌 로저스는 이렇게 말했다.
걱정은 흔들의자와 같다. 당신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지만, 결국 아무 데도 데려다주지 못한다.
하루하루 걱정하고 상대방의 눈치 보며 산다고 한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날들이 많을 뿐이다.
걱정과 불안으로 살아가는 삶으로 내 불행을 채우지 않길 바란다.
오늘 하루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여유가 있기를 바라본다.
나는 나를 바라보는 유일한 관객이니 말이다.
나를 지휘할 존재는 바로 나를 지켜보는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