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제혁 Oct 27. 2021

우측 옆구리가 아플 때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할까요?

56세 여자 환자가 수일 전부터 음식을 먹으면 우측 옆구리와 우상복부가 아프다는 증상을 주소로 내원하였습니다. 환자는 술과 담배를 하는 분이 아니었고, 최근에 내시경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환자는 식사를 하면 우측 옆구리가 아프다며 위내시경 검사를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우측 옆구리에는 간과 담낭, 횡격막 등이 있기 때문에 의사는 CT 검사를 고려하게 됩니다.

 

그림) 복통 위치에 따른 가능성 있는 진단명



환자에게 설명을 하였습니다.

의사- “ ***님, 환자분은 우측 옆구리가 아프다고 하여서 오셨고, 현재 우측 옆구리에 대상포진의 증거가 없고, 우측 옆구리를 촉진하거나 타진하였을 때 통증이 저명하지 않아 진단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우측 옆구리에 통증이 있을 경우 신장, 간, 담낭, 횡격막 등 다양한 장기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CT를 검사해봐야 합니다.” 
환자- “식사하고 아픈 건데 내시경을 해봐야 하지 않나요?”
의사- “…… 내시경이 필요한 경우는 식사를 하고 명치가 아플 때 고려해볼 순 있는데 환자의 증상과 맞지 않습니다. 인터넷을 보고 고민해서 찾아오셨을 텐데, 이런 경우 의사의 의견대로 검사를 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환자는 본인의 의견을 수차례 계속 말하였고, 저는 차근차근하게 설명드렸습니다. 최근에 인터넷이 발달하고 저도 모 포털사이트에서 답변의사로서 활동하고 있지만, 의학이란 것은 대면진료가 필요합니다. 잘못된 정보가 인터넷에 많고, 설혹 정확한 정보라 하더라도 환자가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환자도 수일간 인터넷을 검색하고 왔던 것이 느껴졌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을 하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 분은 결국 이해했고, CT 검사를 시행하였습니다.

화살표로 표시된 부위가 폐렴으로 의심되는 부위입니다.

피검사에서 CRP라고 불리는 염증 수치 검사가 4.23으로 정상수치 (0.0~0.5) 보다 약 8배 정도 상승하였고, CT 검사에서는 폐의 우하엽의 염증 소견, 즉 폐렴이 관찰되었습니다.

사실 폐렴일 때 기침, 가래, 발열 등의 증상이 없이 식사 후 우측 옆구리의 통증만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환자에게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환자분 식사할 때만이 아니고 가만히 있어도 우측 옆구리가 아프지 않았어요?”
“네 식사할 때뿐만 아니라, 가만히 있어도 아팠어요.”
아마 이 환자는 식사, 복부 통증으로 검색을 한 거 같습니다 그런 경우 폐렴이 의심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실 환자가 특정한 검사를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는 자기 또는 자기 주변 사람만 한정적으로 만나고, 의학에 있어서는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환자는 꼭 의사를 만나야 하고, 의사가 어떤 검사를 하자고 하면 가능하면 그대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우 드문 양심 없는 의사를 제외하고, 다들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환자를 보기 때문이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의사의 진찰을 믿고 따라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마 이 환자의 주장대로 내시경 검사부터 했다면 진단이 되지 않음은 물론, 항생제 사용이 늦어져 위험한 상황이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은 참고로만 활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전 05화 작년에 받은 위내시경, 올해 꼭 받아야 하나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