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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반백살 싱글언니 시간여행 (3)

코로나 발생한 20년 초 이후 나의 구글포토에 있는 나의 사진 위치는 항상 대한민국이었다. 그러다 작년 처음 22년 11월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생하며 비행기를 타고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일 년에도 여러 번 바뀌는 한국에 비하면 독일은 1년 전, 5년 전 아니 10년 전도 그대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살고 있는 동생네도 마찬가지 한결같았다. 집도 주변도 한결같이 변하지 않았다. 동생네가 살고 있는 창문 건너편도 그대로다. 하나 변한 것이 있다면 동생네 새 식구 아기가 태어났다는 점. 이것 빼고는 다 그대로였다.  귀여운 아기였지만 가끔 싱글인 나를 귀찮게 하면 창문 너머 저 호텔로 도망치고 싶었다.

창건너편에 있는 프랑크푸르트 Radisson 호텔

 아기 돌봄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 본격적으로 베이비시어터가 되는 것은 이날부터 3주 뒤 딱 며칠이다. 그런데 독일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벌써 지친다. 항상 혼자였던 나였기에 내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이 견딜 수 없이 힘들었다. 그 누군가가 나의 가족 동생이라도 힘든 것은 힘든 것이다. 나만의 시간이 없는 것도 힘들었고 다른 사람들은 내년을 위해 계획을 하고 공부를 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불암감이 나를 더 괴롭혔다.


여행 둘째 날은 별 일정이 없었다. 다음날 이탈리아로 배낭여행 가기 전날이어 짐을 다시 챙기는 것 외에 별로 할 게 없었다. 북적이는 집안이 너무 답답해서 아기 유모차를 끌고 다시 공원으로 산책을 갔다. 아기가 잠들기 기다리며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서이다.


한결같은 프랑크푸르트 공원이 좋았고 유모차에 새근새근 잠든 아기조카가 예뻤다. 나에게 주는 선물같이 예뻤다.

프랑크푸르트 시내 공원과 공원에서 잠든 아기 조카


1년 후 나도 여전히 한결같다. 1년 전 배낭여행 때 많은 돈을 지출했기에 수입이 원상회복 되기까지 나는 내가 좋아하는 여행을 집 앞 공원과 수영장 앞 도서관으로 정했다. 


가을은 1년 전 독일 프랑크푸르트나 1년 후인 오늘의 안성의 가을은 비슷한 것 같다. 독일 공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언젠가 자전거를 배워서 다닐 동네 공원 가을은 한결같다. 

앞으로 자전거로 다닐 나의 새로운 여행지: 안성맞춤랜드


1년 전 오늘과 지금 오늘의 가을이 나에게 있어 다른 점은 작년 가을은 불안하고 두려운 가을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보는 오늘의 가을은 쓸쓸한 가을에 하늘하늘 예쁘게 핀 코스모스처럼 예뻤다. 코스모스 한 송이보다 여러 송이가 같이 움직이는 것이 더 예쁜 것처럼 나는 지금 혼자이지만 나와 함께 스터디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나의 학생들이 있어 쓸쓸하지 않고 모두 코스모스처럼 예쁘다. 지금은 나와 나의 새로운 동반자가 코스모스처럼 하늘하늘 흔들리지만 같이 모여 새로운 꿈을 찾으면서 가로수 나무처럼 성장하기에 쓸쓸하지 않고 불안하지 않다. 그리고 지금의 가을이 예쁘다. 코스모스처럼. 


가련한 가을의 코스모스 함께 피어 더 예쁜 코스모스: 안성맞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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