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상담은 입문의 허들이 쉽지만 적응하고 버티기에는 솔직히 많이 힘든 업무입니다.
세상에 안 힘든 업무가 어디 있냐고요?
맞습니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밥벌이는 없죠.
하지만 무척 낮은 허들인 만큼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고 온 분들에게는
세상 무엇보다도 힘들고 어려운 고난의 연속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CS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만으로도 감정 노동에 지친 나한테 평가와 코칭을 한다? 참을 수 없지!" 하고 분노를 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을 수 있지만 도급사에서 품질 관리자라고 하면,
나를 평가하고, (팀장 입장에서) 내 팀원을 평가하고 깎아내리려는 악마처럼 보이기 마련이라
팀장은 물론, 오래 근속한 상담사일수록 품질관리자를 미워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품질 담당자는 화장실 가는 것도 무섭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째려보거나 어깨빵을 하거나...)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나마 요즘은 전화 채널이 아닌 채팅상담 채널은 그나마 심리적 부담이 적으니 알바O, 알바OO에서 콜센터 채용 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전화X 채팅상담만 진행" 등의 슬로건으로 상담사 채용을 유도하는 공고글이 많죠.
그러나 채팅 또한 채널만 다를 뿐 고객을 응대하고 품질이 관리되는 것은 똑같습니다.
한 예시로,
1개월 차 신입인 나에게는 고객 응대만으로도 벅찬 상태라,
모르는 것 투성이니까 매일 팀장에게 질문하러 달려가는 게 일상인데
어느 날부터 품질담당자(QA)가 다가와 일정을 잡고 피드백을 줍니다.
"△△님~ 15:00시에 15분 정도만 뵈어요 ^^. 제 자리로 오시면 됩니다~"
"오늘 상담하신 건 중에 XX건을 봤는데 정확성을 챙기다 보니까 설명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예요~"
"설명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봐요.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정확성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다행인데 설명력까지 어떻게 챙기라는 거지 ㅠㅠ? 나는 이 일이 안 맞나 봐....'
이렇게 코칭을 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쌓이고 자신감이 낮아지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품질담당자는 이 것이 메인 업무이기 때문에 이 과정을 넘길 수는 없습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품질 관리가 "왜" 이루어지는지와
매일 관리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
(관리자 입장) 평가를 통해 상담사마다의 상담 스타일, 장/단점을 파악하고 코칭과 피드백을 진행합니다.
↓
(상담사 입장) 정확한 안내를 비롯, 효율/신속하게 안내를 하면서 처리 건수와 상담 퀄리티가 상승합니다.
↓
(기업 입장) 우수한 통화품질을 보유함으로써 브랜드의 긍정적인 CS이미지와 충성고객이 늘어 수익창출로 이어집니다.
상담사 입장에서 품질담당자는 나에게 코칭을 끝내면 그걸로 끝인 줄 알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실제 이면에서 품질담당자는, 코칭 후에 1개월 / 3개월 / 6개월 근속 그룹 별 평가 결과 및 개선 필요 항목 통계를 내고, 이 항목이 부족한 사유에 인사이트를 도출하며 어떻게 하면 이 항목을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상담사분들을 위해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거나 추가 교재를 만들거나, 스크립트를 신규로 만들어 배포하거나
보수 교육에 대한 교안서를 작성하여 교육을 진행하는 등의 많은 업무가 이어지며 품질 관리가 진행됩니다.
상담사는 이 이면에 대해서 알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나 / 우리 한 명 한 명의 품질이 개선됨으로써 고객 CRM에 기여하며 나아가 기업의 수익이 창출되고,
기업의 수익이 창출되면 (중간에 일부 금액을 떼어가는 아웃소싱이 껴있어도..)
고객사 입장에서는 상담사분들을 더 챙겨주고 인센티브 지급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더욱 상담사들을 독려해 달라 요청을 하기 마련입니다.
상담 품질이라는 것은 한계가 없고 상향평준화가 되면 될수록 기업의 얼굴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CS 업계의 처우에도 작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결론은 '내'가 코칭(공격..)받는다는 생각보다는 센터 내 전체적인 품질 상향평준화 촉진과
상담사들의 더 나은 처우 개선이라는 큰 그림을 위한 전체 활동으로 받아들여본다면
덜 피곤하고 덜 스트레스받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