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m I? What am I? 프란츠 파프카

내가 생각하는 나 VS 남이 생각하는 나

by 인류에 대한 기여

인간의 부조리와 인간존재의 불안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일은 내게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미래를 생각하고 걸려 넘어지는 일이라면 가능합니다.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은 넘어진 채로 그대로 있는 것입니다.’ _ 프란츠 파프카 (1883∼1924)


프란츠파프카.jpg 프란츠 파프카 (1883∼1924)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네.

있는 것은 오직 목표뿐이다.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망설임에 불과하다.

아무리 뛰어난 의견이라 할지라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죽음에 대한 준비는 단 하나밖에 없다. 훌륭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인생은 일상이다.


변신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었을 때, 그레고르 잠자 자신이 침대에서 무시무시한 해충으로 변해 있을 것을 발견했다.
그는 철갑처럼 단단한 등을 대고 누워 있었고, 머리를 조금 들어보니 아치모압의 단단한 각질로 칸이 나뉜 불룩한 갈색 배와 그 위로 거의 미끄러져 떨어질 듯이 가까스로 걸려 있는 이불이 보였다. 몸뚱이에 비해 비참할 정도로 가는 수많은 다리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자신의 눈앞에서 버둥거리고 있었다.


변신_파프카.jpg



주인공인 그레고르 잠자(Gregor Samsa)는 잠자고 일어났더니 자신이 큰 갑충으로 변해 있음을 알게 된다. 분명 벌레가 되었지만 방에 아무도 출입하지 않았다는 정황상 가족들은 거대한 벌레를 일단은 '그레고르'로서 인식한다. 그러나 혐오스러운 거대 벌레를 집 밖으로 내보낼 수도, 일을 시킬 수도 없기 때문에 그레고르는 자신의 방 안에 갇혀서 먹이를 받아먹으며 비참하고 희망 없는 삶을 살게 된다.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가 집에서 아무 일자리 없이 지내는 상황에 본래 그레고르는 외판 사원으로서 이 집의 살림을 책임지는 입장이었지만 벌레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일할 사람이 없게 되어 가정의 살림은 극도로 궁핍해진다. 그래서 가족들은 집을 여관으로 만들고 원래부터 아름답고 바이올린 실력도 있는 편이었던 여동생 그레타가 저녁 식사에 손님들 앞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해 보이기도 한다. 그레고르 없는 생활이 가능해지면서 가족들은 점점 벌레가 된 그레고르를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레고르 역시 이 상황을 이해하고는 있지만 징그러운 벌레인 그는 간단한 의사소통조차 할 수 없고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 문제를 타개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처한 그레고르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갈수록 차가워지기만 한다.



결국 그레고르는 아버지가 던진 사과에 맞은 상처가 악화되어 쓸쓸히 어둠 속에서 죽음을 맞는다. 시체는 가족도 아니고 가사 도우미 할머니가 쓰레기처럼 내다 버렸다. 그레고르로 인한 고통에서 겨우 해방된 가족들이 밝은 미래를 그리며 이사를 가는 모습으로 소설은 막을 내린다.


심한 부상으로 그레고르는 한 달 이상 고생했고, 아무도 빼낼 엄두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사과는 가시적인 기념물로 살에 박혀 있었다. 심하게 다친 그레고르는 지금은 슬프로 구역질 나는 모습이지만, 오히려 역겨움을 속으로 삭이고, 참고 또 참는 것이 그에 대한 가족으로서의 의무라는 것을 아버지에게도 상기시킨 듯했다.



말년에 병에 걸려 요양 생활을 해야 했던 카프카는 아마 침대에서 온종일 누워 지내면서 자신이 벌레가 된듯한 느낌을 받았으리라. 이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던 나의 추락 감과 경계심을 모두 느꼈을 것이며 동시에 내 가족들이 현재를 어떻게 느꼈는지도 분명 소설 안에 투영되어 있을 것이다.


잔혹하지만 가족에 대한 (일방적인) 화혜 속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는 그레고르의 모습과 이제야 짐을 벗었다는 듯이 즐거운 마음으로 미래를 계획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현실이다. 잔혹동화같은 현실..


내가 생각하는 나 VS 남이 생각하는 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철학에는 두 개의 상반된 이론이 적용된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이다.

남이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이다.


프란츠 파프카는 혼란의 시기, 혼란의 정치시대에 느낄 수밖에 없는 나의 존재의 불안을 "남이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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