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건강은 밸런스다 - 예방과 재활 -
인류는 직립보행을 하면서 자유로워진 손으로 도구를 사용하게 되고 풍요로운 문명 발달을 이뤘다. 두발로 걸으면서 S자 형으로 완성된 인간의 척추는 우리 몸이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면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게 했지만, 반면 체중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만성적인 디스크병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디스크를 예방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디스크 병이 생겼는가? 진료실에서 환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척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예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잘 모르기만 하면 괜찮은데 오히려 잘못 알고 있기까지 하다. 특정한 운동이나 약이 자신의 척추를 지켜줄 거라는 기대 내지는 환상을 갖고 찾아오는 분도 허다하다. 휴식이 필요한 환자가 무리한 재활 운동을 해서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고, 자기 딴 에는 조심한다고 가만히 장시간 앉아있음으로 해서 허리를 더 못쓰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올바른 척추 관리법에 대한 계몽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에 아주 기본적이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척추 관리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진리는 단순하고도 쉬운 법이다. 자신의 생활 습관을 바꾸면 100세 수명 시대에도 건강하게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우선 정신적 스트레스를 피하라. 노심초사는 디스크 퇴행의 주된 원인이다. 평소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면 디스크가 퇴행이 된다.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감과 혈액 순환 부전은 요통을 발생시키고, 이때 생긴 요통은 불면증이나 무력감을 유발해 디스크 퇴행을 가속화한다. 디스크병이 생기는 원인은 외상보다도 의외로 내인성인 것이다. 외상이 있어도 건강한 디스크는 크게 다치지 않는다. 이미 약해지고 퇴행된 디스크가 충격을 받았을 때 디스크병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에 스트레스가 만성화되는 것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 일과 휴식의 균형이 중요한 것이다. 마음의 화를 다스리는 정신적인 수양과 환기 그리고 충분한 휴식이 가장 중요하다.
다음은 야간작업을 피하라. 충분한 수면이 중요하다. 밤에 깨어 있으면 성장 호르몬 등 몸을 재건하는 유익한 호르몬이 생성되지 못하고 대신에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게 되어 디스크를 망치게 된다. 특히 밤 12시에서 새벽 4시 사이에는 잠든 상태로 있어야 한다. 바쁜 직장인들이 야근을 밥 먹듯 하면 반드시 척추에 무리가 간다. 야근을 하더라도 반드시 휴식을 취하면서 일해야 하며 불면증이 있는 경우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또한, 술, 담배, 약물(마약류, 기호식품 등)을 피하라. 흡연과 지나친 음주의 패해는 디스크에도 예외가 아니다. 디스크에 충분히 공급되어야 할 산소와 영양분 공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디스크는 마르고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지 마라. 앉아있는 자세에서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이 가장 높다. 앉아서 앞으로 숙이는 등 자세까지 바르지 못하면 그 부담은 더욱 심해진다. 흔히 디스크병이 발병하거나 치료 후 재발하는 환자들을 보면 자신은 아주 조심했다고 말하지만, 자세히 물어보면 오히려 장시간 가만히 앉아있는 자세를 취한 경우가 많다. 차라리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척추에 부담이 많이 실리는 앉는 자세보다 낫다. 실제로 디스크 재발은 과도한 운동보다는 오래 앉아있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꾸준한 저강도의 운동이 중요하다. 격렬한 운동보다는 저강도의 운동이 바람직하다. 디스크에 이상이 없는데도 목 통증이나 허리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사람마다 목과 허리 근육, 인대의 힘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꾸준한 저강도의 운동으로 신전근을 강화한 사람은 척추 조직에 상당한 변화가 있더라도 통증 없이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 너무 과격한 운동이나 장시간의 부하는 척추 퇴행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척추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잘 아껴 써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믿고 상의할 수 있는 척추 주치의를 정하고 가까이하라. 그들은 전문가이다. 의료진의 선택은 그가 속한 의료기관의 간판이 아닌 임상 경험과 연구실적,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평으로 판단해야 한다.
한 줄 요약: 척추 건강은 균형이 중요하다. 집중과 이완의 밸런스, 운동과 휴식의 밸런스, 일과 여가의 밸런스를 잘 지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