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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 Young Nov 05. 2024

 결혼 생활

운동을 좋아하는 아내




 결혼 시기로부터 대략 3년 전 정도부터 나는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사실 늘 운동을 하고는 있었지만, 규칙적으로 계획을 짜고 식단을 조절하면서 하는 운동은 그때부터었다. 하게 된 계기는 어린아이들을 지속적으로 안으면서 생긴 허리 통증이 심해지던 것도 있었고, 그 당시에 소개팅을 했던 상대가 어찌나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한 태가 나는지 그와 대화하는 내내 여기저기 퍼져 있는 듯 한 내 모습이 몹시 부끄러워서 도통 그 만남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이후부터 나는 독하게 마음을 먹고 매일 아침 6시면 기상하여 요가매트와 함께 홈트레이닝 유튜브 방송을 시청하며 매일 50분씩 스스로를 단련시켜 나갔다. 처음에는 죽을 듯이 힘들었는데 이 과정도 석 달을 하고 나니 어느 순간부터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하루의 무언가가 완성되지 않은 기분이 들 지경이었다. 반년이라는 기간 동안 나는 이런 꾸준함으로 대략 9kg 정도를 감량하고 지금도 그 몸무게를 유지하면서 산다. 그리고 운동은 [결혼도 했으니 굳이 할 필요 없다]가 아닌 더 열심히 필수로 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야 한다. 왜?


 보통 결혼을 하면 다들 살이 찐다고들 했다. 두 부부가 야식이든 간식이든 사이좋게 먹고 그게 습관이 되었다가 나중에는 몸으로도 보이고 그러다 보면 건강도 잃고 부지런함도, 서로에 대한 이성적인 매력도 잃어버리는 그 루틴이 나는 너무 싫었다. 어쨌든 사람도 역시 시각적인 동물이다. 어떤 사람에 대한 매력을 느낄 때, 사실 그 사람의 내면도 중요하지만 [나는 내면이 아름다우니까, 나는 내면이 바른 사람이니까]라는 자신감으로 스스로를 관리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그 내면이 빛날지언정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여기저기 늘어지고 점점 불어나는 몸이라면 그 내면은 결코 빛이 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가족이니까 편해서? 아내는, 남편은 가족이기 때문에 그 사람 앞에서 아무렇게나 있어도 된다는 것인가. 나는 가족, 특히 부부사이에도 서로를 위한 자기 관리는 해야 한다는 주의다. 게다가 본인의 몸이 커져버리면 겉으로는 [괜찮아. 이게 다 인격이야] 하지만 상대방의 지인을 마주하거나, 혹은 같이 사진을 찍을 때 자꾸 어디 구석으로 숨으려는 습성이 있다. 내 주변을 보거나 밖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들을 보면 보통 유독 등치가 있는 사람들은 늘 사진 속에 함께하지 않거나 아님 가장 뒤에 자리해서 자기 몸을 자꾸만 가린다. 자기 스스로도 왠지 숨기고 싶은 모습을 무조건 [너는 나의 남편이니까. 너는 나의 아내니까]라는 이유로 나를 사랑해!!라는 것은 사실 이기적이지 않는가. [내가 내 모습을 사랑하지 않지만 너는 내 모습이 어떤 모습이든 나를 사랑해 줘야지!] 라니.. 이렇게 써놓고 보니 더 이상한 억지이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다른 사람에게도 그 이상의 사랑을 줄 수 있다. 정말 상대를 사랑하고 그 사람을 빛나게 해주고 싶다면, 내가 숨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곁에서 함께 빛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게다가 부부는 어느 하나가 이후에 건강을 잃거나 아플 경우에 다른 상대방이 감내해야 할 책임감과 내적 고통이 엄청나다는 것을 나는 우리 가족을 통해 이미 경험한 적이 있다. 우리 엄마가 항암치료를 하던 나의 대학 신입생 시절, 우리 가족은 모두 엄마가 혹시라도 잘 못 될까 봐서 1년을 마음 졸이며 살았다. 아버지는 간병을 하느라 몸이 고되셨는지 하루가 다르게 몸집이 줄어들었고 엄마는 그간 조금 더 건강을 신경 쓰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셨다. 정말이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른 채 버텼던 우리 가족의 1년은 정체상태이다 못 해서 침전하는 상태였다. 그렇게 가족 중에 누군가가 아프면 온 집안도 흔들리고 가족 구성원의 정신력도 흔들린다.

 가족 내에서뿐만이 아니라 회사에서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자기 관리다. 같은 능력의 직원이 둘이 있을 경우, 아무래도 잔뜩 몸이 불어있거나 혹은 안색이 안 좋고 빼빼로 같은 직원보다는 자기 관리가 잘 되어있고 주변 정리 정돈을 잘하는 직원에게 눈길이 가게 된다. 제법 퉁퉁하고 술이든 뭐든 잘 먹는 사람에게 [사람 참 좋아 보여]라고 하지만 결정적으로 승진이 기로에 놓이거나 중요한 업무를 받는 순간, 그런 사람은 그저 [배에 인격이 몰린 좋은 사람]으로만 그 자리에 그대로 남는 경우를 회사에서 많이 보았다. 정말이지 1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하고, 일반 기업에서 일할 때도 직위가 올라갈 수록 뚱뚱한 사람을 본 적이 드물다. 그런데 그걸 너무 야박하다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그 누구라도 왠지 스스로를 저렇게 잘 관리한다면 맡긴 일도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게 될 테니 말이다. 어릴 때 '얼굴로 빌어 먹고 산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참 나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눈길이 가는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그 뒤에서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지가 그려진다. 매일 몸무게를 체크하고, 매일 적정량의 식사를 하고 손을 깨끗하게 하고 옷을 정갈하게 입고 하는 이 과정이 노력이 아니면 무엇인가.  외모도 이제는 능력이라는 말이 맞다.

 

 내가 하루 중에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바로 우리 남편과 함께 운동을 하는 시간이다. 남편은 결혼 이후 지금까지 참 열심히 나와 함께 해준다. 밥만 먹고 나면 재빠르게 운동을 갈 채비를 하는 아내가 때로는 왜 저러나 싶을 만큼 귀찮을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같이 이제 우리 운동하러 갈까?'라는 말을  해줄 때 뛸 듯이 기쁘다.

나는 우리 부부가 오래도록 서로에게 건강한 모습을 오래 보여주면 좋겠다. 서로에게 당당하게 보일만한 모습으로, 서로 곁에 있을 때 더욱 빛이 나는 그런 아내와 남편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오늘도 우리는 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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