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나의 일기를 들추어 보았다.
대부분 사랑과 이별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였고, 그중에서 이별에 관한 부분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많이 힘들었던 나...
많이 애쓰던 나...
그렇게 힘겨워하던 내가 결코, 아물지 않을 거 같은 상처들 속에서 점점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갔다.
어느덧 신기하게도 이별의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나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상처가 보듬어지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엔 이 지긋지긋한 시기를 벗어나게 되었다.
이것을 보면서 이별을 극복하는 과정에도 어떠한 규칙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처음 이별을 통보받은 직후부터 심신이 안정권에 진입하기까지 4단계로 분류할 수 있겠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다시 이별을 겪는다면,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이 지루한 시간이 좀 더 견딜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 뻔한 과정을 이해하고 현재 내 상태를 대입해 본다면, 고난의 터널에도 끝이 있으며 조금만 더 힘내면 빠져나갈 수 있음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랄까?
누군가에게 희망의 메시지 따위는 바라지 않는다. 어차피 생지옥을 경험하고 있을 테니까...
그냥 머릿속이 복잡할 때 비슷한 경험을 했던 누군가의 다이어리를 보며, 잠시나마 다른 생각에 머물기를 바랄 뿐이다.
이왕이면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는 기분 좋은 상상이기를...
1. 충격 발작기
: 이별 직후...
정신적 아노미 현상을 경험한 직후라 멀리서만 관찰 요망
(주의사항 잘못 건드리면 다침)
2. 추억 잠복기
: 가끔 우발적으로 올라오는 추억을 곱씹으며 우울의 늪에 빠질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일상생활 가능.
3. 내적 치유기
: 애써 자기 개발서를 읽으며 ‘러브 유어셀프’ (자기 사랑)를 무한 반복하며 살아간다.
그리움과 외로움의 감정은 많이 해소되었지만, 때때로 공허한 마음은 숨길 수 없음
4. 비교적 안정기
: 다시 예전처럼 원초적 삶으로 귀소 본능 작동.
주변 남자 관찰 및 음담패설 일상화
‘대시’라는 명목으로 찍접 거리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