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느 학원 보내야돼?

내가 열어주고 싶은 유기농 영어 세상

by 러닝뽀유

동네 엄마를 만났다. 코로나가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동네 모임을 재개하게 되었다. 나이가 다르고, 살아온 배경이 다르지만 동네 엄마와 끈끈이 생기는 환상적인 케미의 이유! 바로 우리 아이 어떻게 키워야 될까,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대화의 끝에 도달하게 된 것은, 결론적으로 어떤 학원에 보내야 할까 하는 주제이다. 아침에 아이들을 보낸 엄마들의 무리 속에서도 이 주제에 대한 토론 현장은 아주 쉽게 발견된다. 물론 어떤 환경에서든, 아무리 늦게 시작하더라도 잘하는 아이는 다 잘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상위 1퍼센트의 타고난 지능의 ‘수재'에게만 해당될지도 모른다. 아이의 성적이 좋지 않은 원인을 알고 싶다면, 부모가 최종 졸업한 학력을 한번 살펴보라는 그 유명한 손주은 회장의 말처럼 말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가 준 유전자만큼이나 환경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타고난 유전자는 어쩔 수 없더라도, 환경 정도는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문제는 환경을 바꿔주는 데는 유전자를 바꾸는 것 이상으로 부모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뼈 때리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에서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는 돈이 든다. 사교육비가 가정 경제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사회 문제가 될만큼 말이다. 선진국의 교육을 보고 벤치마킹하자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유학파는 다르다는 말이 바뀌고 있다. 세계는 지금 한국의 교육을 주목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이 역사적으로 손꼽힐 정도로 세계 경제 대국이 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요인 중 하나는 한국 부모들이 교육에 갖는 높은 관심에 있다. 나는 아니었지만, 너는 더 잘해야 해. 나는 잘했으니까, 너도 잘해야 해. 라는 기대와 바람으로 아이들은 오늘도 분과 초를 다투어 학원으로 가득찬 하루 일과표를 따라가고 있다.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지만, 물을 떠먹여줄 수는 없듯, 결국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엄마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는 원망이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간 엄마에게 화살처럼 돌아올지 모르는 일이다

나 또한 학원을 통해 자란 대표적인 세대이지만, 늦게 시작했어도 결국 행복하게 살고 있기에, 유기농 방식으로 아이가 스스로 원할 때까지 기다려보고, 다양한 좋은 자극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 때 먹는 밥이 가장 맛있고 건강하듯, 모든 교육이 의미가 있겠지만, 아이가 원할 때 하고 싶은 교육이 보약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시대는 바뀌어도 바뀐 시대에 가장 빨리 적응하듯 학부모에게 선택지를 내밀고 있다.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면 또 다시 팔랑귀가 되어 “그래서 그럼 어떤 학원에 보내야 할지, 알려줘봐" 하면서 학원 정보를 꿰차고 있는 엄마의 옆에 다가가는 나를 발견한다.


엄마들과의 열띤 교육 토론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남편과 교육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옆집 엄마는 이 학원에 보낸대, 우리도 보내야 할까? 하면서 말이다. “아이가 살아가야 할 세상, 내가 열어주고 싶은 세상” 우리 부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대화의 주제이다.


늦게 시작해도 물론 되지만, 그러면 학원의 레벨테스트에 ‘광탈'하게 되고, 잘하는 아이들이 의례 갖고 있는 면학분위기가 있는 학원에 갈 수 없어서, 이너서클에 들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현재 많은 학원을 보내는 엄마들의 공포감이다. 영어유치원에 보내게 되는 이유는 물론 영어 더 잘하면 좋겠지만, 공부하는 분위기 속에 아이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싶어서 보낸다는 한 엄마의 말이 있었다. 그리고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 더 빨리 보내고 싶다는 말도, 아이에게 많은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투영된 말일 것이다.


아이가 원하고, 필요하면 학원을 통해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은 학원이 주는 순기능이다. 부모가 시간적 제약, 자원적 제약으로 알려주지 못하는 지식, 같은 배움을 주제로 만난 친구들의 우정도 순기능이다. 다양한 학원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배움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몰입을 발견하는 아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아이들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과유불급이 있다. 주말과 방학 때는 더 많은 스케쥴이 있고, 학원 테스트들이 많아서 준비를 하다보면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노출되다보니, 삶에는 쉼이 부족하게 된다.


아이에게는 각각의 색깔이 있다. 그 아이만이 주는 천연색의 아름다움 말이다. 원하고 필요한 공부를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게 마음껏 하되, 충분한 휴식을 통해 주위를 둘러보며 살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해주고 싶다.


인류가 진화를 거듭하는 것은 내 자식에게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본능이 반영된 결과이리라. 영어 레벨 테스트도 중요하고, 수학 숙제도 물론 중요하다. 원할 때까지 기다리면 오히려 그 때는 늦은 것일지도 모른다. 공부가 재밌기란 학자들에게도 어려운 일이니까.


다양한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주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정답은 없지만, ‘나' 자신을 알게 되면, 세상을 보는 눈이 더 깊어질 것이다. 누군가는 더 빨리 걷고, 누군가는 더 먼저 성취한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의 발돋움판은 스스로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많은 시간을 갖고, 나를 돌아보고, 나의 몸과 마음을 다룰 줄 알면, 세상의 시야는 선물처럼 다가올 것이다. 옆집 아이의 테스트 결과보다, 앞서 과거를 살다간 현자와, 앞서 세상을 살아본 오늘의 기업인과 지식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목적지를 입력하면 걸음은 여정이 되고, 방황은 길이 된다. 공부의 이유가 생기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스스로 하게 된다. 영어 잘하는 방법도 마찬가지. 영어는 의사소통이다. 세계인과 소통하고 싶다면 영어를 말하게 될 것이고, 세계인의 메시지를 읽고 싶다면, 텍스트를 읽게 될 것이다. 진정성있는 목적을 발견하도록 발돋움판을 마련해주자.


오늘 아이의 손을 잡고, 내일의 지도를 그릴 수 있도록 힘이 되는 엄마가 되는 것, 오늘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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