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방귀를 자주 뀐다. (미안해, 남편... 그래도 이건 관찰일지니까.) 게다가 소리도 엄청나게 크다. 진짜 크다. 가끔은 뭐가 터진 줄 알고 화들짝 놀랄 정도다. 그런데 또 자주 생성된다. 거기까지는 괜찮다. 문제는 그가 방귀로 시도때도 없이 장난을 친다는 것이다.
1, 2년 전쯤, 남편은 SNS에서 어떤 영상을 봤다. 아내를 이불로 덮고 방귀를 뀐 후, 이불에서 나오지 못하게 꾹 눌러 탈출을 막는 남편의 영상이었다. 그 영상을 보고 너무 신나하던 내 남편. 동시에 내 악몽이 시작되었다. 같은 수법에 한두 번 당하고는 매일 밤 남편이 같이 이불을 덮자며 다가오면, 나는 필사적으로 얼굴을 사수한다. 얼굴이 이불에 덮이는 순간, 난 죽은 목숨이다.
어느 날, 거실에서 남편이 조용히 숫자를 센다.
"3, 2, ..."
그러면 쌍둥이 딸들과 나는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진다. 마치 폭탄이 터지기 직전에 도망가는 사람들처럼.
"...1! 빠앙!!!!!!"
방귀가 터졌다.
하루는 소파에 앉아 빨래를 개고 있었다. 슬며시 다가와 내 무릎 위에 조용히 앉은 남편. 경고도 없이 또 "빵!!!!" 한 달 동안 본 얼굴 중에 가장 신나고 행복한 표정이었다. 뭐라고 하면 꼭 "내 방귀는 냄새 안 나!"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안 날 때도 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기분이 별로라고, 기분이!!
하도 방귀 뀔 때마다 구박을 하는 게 너무한가 싶어서 한 번은 "빵!" 소리가 났는데도 가만히 있었다. 그랬더니 은근히 서운해 하는 남편. 역시 구박해주는 게 제맛이다.
근데... 조금만 적게 뀌어주면 안 될까? 분명 우리는 거의 같은 음식을 먹고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방귀가 많이 생성되는지 진심으로 궁금하다. 이런 집, 또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