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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마모리 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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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주 Dec 03. 2020

멀미

엄마의 멀미, 아이의 멀미

  

  나는 어렸을 때부터 멀미가 심했다. 택시 기본 요금 거리에서도 창문을 열고 헛구역질 했다.  멀미 때문에 수학 여행을 가지 말까 고민했을 정도다. 차를  시간 이상  일이 생기면 전날 키미테를 붙였고,  엄마가 챙겨준 마른 오징어와 미역귀를 여러 겹의 비닐에 담아 차에 올랐다.


  살면서 멀미가 가장 심했을 때는 임신 기간 동안이다.    장거리 여행을  일이 많았는데, 멀미 때문에 숨이  쉬어져 이러다 죽겠구나 생각한 적도 여러  있다.  


  아이가 3살이 되었을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따금  삶을 뒤흔들던 멀미가 사그라들었다.  운전을 하면 멀리 보기 때문에 멀미를 안한다고 하던데,  조수석이나 뒷자리에서 아무리  곳을 바라봐도 멀미가 그친 적은 없으니 나는 그저 그것이 자동차가 운전자에게 주는 은혜라고 여긴다.


  지난 , 서비스 센터에 차를 맡기고 남편과 택시를 타고 귀가한 적이 있는데   오랜만에 심히 멀미를 했다. SUV택시  자석에 앉은 나는 택시가 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입을 틀어막았다 심호흡하기를 반복했다.  택시가  앞에 도착하자마자 차문을 열고 뛰쳐나갔고, 남편은 요금을 계산하며 기사와 같이 웃었다고 한다.  남편은  번도 멀미를   적이 없어서 그런 느낌을 모르겠다고 했다.


  아이는 7살이 되도록 멀미를  적이 없었다. 아이가 5  자카르타에 갔는데 교통 체증이 심각해 100km 남짓한 거리를 가는데 3시간, 돌아오는데 7시간이 걸렸다. 내가 멀미로 사경을 헤맬 , 아이는 그저 애착 인형을  붙잡고 오랜 시간을 버텼다.


  얼굴은 아빠를, 몸매는 엄마를 닮은 아이의 속은 어떨까? 아이는 나처럼 멀미하는 족속일까, 남편처럼 멀미를 모르는 귀족일까? 당연히 후자였으면 좋겠지만, 그리고 여태 그렇게 생각하며 지내왔지만 아이는 얼마 전부터 차를  때마다 멀미가 난다고 한다.  남편은 내가 멀미가  때마다  씹는  보아온 아이가 껌을 씹고 싶어서 잔꾀를 부린다고 하고, 나는  말에 반신반의 해왔다.


  오늘 아이와 둘이 경주에 갔다.  집에서 경주까지 40 거리. 주말이라 차가 막힐까 꼬불꼬불 산길로 질러갔다. 차를   30여분 되었을  아이는 멀미가 난다고 했다. "차를 잠깐 세울까?" -"아니. 그냥 " 아이가  씹고 싶어서 꾀병을 부리나 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기에 나는 건성으로 물어보고 계속 달렸다.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 크게 따라 불렀는데, 평소같으면 힘차게 노래를 따라 부를 아이잠자코 있었다.


  순간 아이가 구토했다. 나는 갓길에 차를 세우고, 신속하게 뒤치다꺼리 했다.  도착지까지 남은 10 거리. 창문을 열고 천천히 차를 몰았다. "OO, 엄마가 미안해. 진짠줄 몰랐어." -"." 아침밥을 전부 게우고 기분이 좋아진 아이는 공원까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왔다.

  생수를 사서 입을 헹구고 우리는 신나게 놀았다. 돌아오기 전에 편의점에서 껌을 샀다. 아이가 고른 콜라맛 풍선껌을 씹으며 평평한 국도를 타고 집에 왔다. 차가 약간 막혔지만 멀미하지 않았다.

  아이를 먼저 씻겨 실내복으로 갈아입히고,  묻은 옷을 손빨래한다. 나는 아이의 바지에 들러붙은 밥풀이나 사인펜 자국을 확인하는  시간을 좋아한다. 아이  속에  손을 넣고 7 인생에 구불구불 들어가 본다. 그리고  손바닥에 그것들이 흡수될 때까지 착착 비벼 빤다. 너무 귀여운 바지 길이가 아직은 아이를 믿어야  때라고 알려주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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