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

"네 주제에 무슨 영화배우..."

by pq

나는 아홉 살이다.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자기소개서를 선생님께 적어 내야 한다.

가족사항을 적고, 취미가 무엇인지 적어야 한다.

특기는 무엇인지도 적어야 한다.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도 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장래희망도 써내야 한다.


나는 커서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

원래는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었는데, 첩보원으로 꿈이 바뀌었다. 그러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싶어 졌다가 해군이 되고 싶었다. 외교관도 되고 싶었고, 바닷속 탐험가도 되고 싶었다. 동물 보호소에서 일하는 사육가도 되고 싶다.


이 모든 꿈을 이루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바로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다.


영화배우가 되면 우주비행사로도 살아보고, 첩보원으로도 살아보고, 올림픽금메달리스트로도 살아보고, 해군으로도 살아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다양한 삶을 한 번의 인생에서 살아 볼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내 소개서를 봤다.

소개서를 본 엄마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네 주제에 무슨 영화배우...... 네 얼굴을 보고 생각이라는 것을 해. 꿈도 참 야무지네. 빨리 다시 고쳐 써!"


나는 장래희망칸에 '간호사'라로 고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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