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을 쌓아놓은 것처럼
마음이 묶였나봐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활자도
글도 멀어졌어
찍어 놓은 사진을
검지 손가락으로 넘기며
누군가 연락해 볼 사람을 생각해보다가
혹여 누군가에게서의 연락을 기다리다가
해빙이 되면 덩달아
묶인 마음도 풀리려나
내 마음은 어디로 이사를 가려나
창밖을 내다 보며
온종일
서성거리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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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째 늦잠을 잔다.
무기력하고 의욕도 없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산책을 시킨다.
저수지 오리들을 보면
내 몸에 생기가 돌기도 한다.
그때 생각한다.
마음이 미리 이삿짐을 싸고
봄을 기다리고 있는 거라고
그때는 짐을 풀고 집정리를 할 거야
봄이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