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리스 h May 23. 2022

이제야 보이는 것들...

소소한 일상 속 행복

꼭!

반드시

기필코

이번엔

진짜

정말

죽어도 해내야 한다고...


절대

죽어도 못한다고

안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다르게 생각하며 살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만족한 삶을 살았을까?

우물에서 뛰쳐나와 퍽퍽하고 물기 없는

세상 구경하느라 힘겨웠던 삶을

잘한 일이라고 애써 말하려 한다.

망고가 열려 익어가는중

망고가 열리는 계절 오월이다.

가을이 아니어도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베트남에서 생활하고 있다.


돌 보는 이도 없다. 그저 가로수다.

자연의 순리대로 비가 오면

비를 머금고, 햇살이 강하면 강한대로

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자라난

망고나무는 그 자리를 지키며

여전히 열매를 맺고 있다.


바나나가 주렁주렁

열대과일들이 주렁주렁

익어가는 오월의 베트남은

과일들과 꽃으로 풍요롭다.


고물가 ,고부동, 고가의 명품 고고고

높아지는 것들에 마음 졸이며 살았던 한국

서울에 집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

애썼던 소중한 시간들이 흘러갔다.


내 집 장만을 위해 대출 빚을 끼고

쉼표 없이 달렸다. 대출금을 다 갚고

내 집이 되었지만 이제 더 큰집으로

다시 대출을 받아 이사를 했고...

풍요 속 빈곤을 느꼈다.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

대출 빚을 갚기 위해 하늘 한번 올려다보지 못하고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쳐다볼 여유 없이

돈을 벌바쁘게 살아야만 했다.

젊음을 집 한 채에 저당 잡힌 채로 말이다.


서울에 집 한 채를 소유하게 되었고

그것이 마치 진정한 행복과 성공을

쟁취한 사람처럼 착각하며 끊임없이

갈증에 허덕이는 삶을 살아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건만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번아웃이 되어 나를 공격했다.

나를 돌아볼 시간, 선물 같은 시간들이

나에게 주어졌다.


살기 위해 택했던 나라 베트남

쉼표를 찍으며 내려놓기를 시작했다.

너무 빠른 건 아닐까?

아직도 할 일이 많은데...

 아들 대학생인데...

아직 아파트 담보로 빚이 남아있는데...

맞벌이로 나가는 지출을

외벌이로 막아낼 수 있을까?

불안했지만 5년 전 그때 나의 선택과

결정은 단호했다.


이제야 보이는 것들....


 아들에 대한 기대도 내려놓았다.

어쩌면 아들들도 숨통이 트였을 것이다.

살다 보면 여러 가지 변수가 많다.

계획대로 모든 게  이루어지지 않음을

세상 속에서 주춤거리며

이것이 맞는지?

옳은지?

괜찮은 건지?

돌다리 두드리듯

물어도 아는 이가 없다.

가던 길 그냥 가라는 건가?

난 멈췄다.


그리고 서울 집을 팔았다.

코시국전에 현금을 보유했다.

빚 없이 작은집을 샀고 난 해방되었다.

잘못된 계산이라고 우려를 했던

주위 사람만류에도 

빚 없이 사는 삶을 택했다.


예전에 보이지 않던 작은 것들이

조금씩 삶 속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내 삶의 작은 행복들을 모아 모아

사진을 찍고 미소를 짓는다.


여유로움과 행복함이 생겼다.

악착같이 아끼고 모으며 살았던 때가

없었다면  하지 못했을 선택

지금의 시간들이 소중함을 알았다.


김밥을 다 싸고 자르기 전

참기름을 따랐는데 우연히 하트 모양

으로 기름이 부어졌다.

어머나? 진짜?

김밥  도시락

햄버거를 먹으러 롯데리아에 갔다.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벽에 붙은 광고 치킨다리가 또 하트 모양으로

보인다 착각일까?

나에게만 그리 보인다.ㅎㅎ

타이빈 롯데리아 치킨다리 햐트

저녁 산책을 집 앞 공원으로 나갔다.

운동은 뒷전이고 이상한 나무 한그루에

꽂혔다. 팡팡 드레스를 입고 두 팔을 벌린듯한

사람 모양의 나무가 신기하다.

작고 소소한 일상이 웃음을 준다.

타이빈 빈컴센타앞 공원 산책

베트남 북부 타이빈 빈컴센터 앞

공원을 산책하며 난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 벳남인인지?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다.

'난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 실존주의 철학이 떠올랐다.


지구는 둥글다.

하늘의 별도 달도

전 세계인들이 함께 공유한다.

구름도 바람도 공기마저도

자연은 공짜였는데...

공짜 아닌 것에 목숨 걸고 사느라

감사함을 몰랐다.


고속도로처럼 쭉쭉 뻗은 인생길만 했다.

그러나 난 지금 좁고 외진 벳남 시골길을

남편과 함께 가고 있다.

웬 고생이냐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세상 구경에 신났다.


방이라도 비가 올듯한 날씨

차창밖으로 보이는 하늘과 구름

하트 모양 구름이 얼굴을 내민다.

내 안에 사랑을 찾아내는 유전인자가

부정적인 생각을 늘 막아선다.

5월21일 하트구름

연초록빛 나무도

익어가는 벼이삭도

보라색 길가 꽃들도

연못 속 오리도

길가 위로 올라온 소들의 행렬이

나의 쉼표에 음표가 되어 즐거움을 준다.


어디서 어떻게 사느냐? 그것은 선택이다.

부정적인 마음과 생각은

자신을 옭아매는 감옥이다.

지금의 나 현재의 삶에 충실하다면

미래는 그 흔적으로 행복할 것이다.


오월이 가을같이 풍성함으로 다가왔다.

미처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것들이

소소하고 잔잔하게 나를 흔든다.


한바탕 소나기 후에 햇살이 나타나

젖은 땅을 말리듯 힘겨웠던 삶이

강한 햇살에 바싹 마르고 나면

한 뼘 더 성장한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하노이에는

길가에서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꽃을 팔고 있는 아저씨가 있었다.

차를 세우고 난 꽃을 샀다.(어제 오후)

빗물을 살짝 머금고 싱싱해 보이는

카네이션을 한 묶음 말이다.

투투데이 카네이션 5만동 (한화 3천원 미만)


행복은 그렇게 내 안에 살아 있었다.

꽃처럼 피어나는 희망을 부여잡고

감사하는 마음과 긍정이 모든 어려움을

해피바이러스로 바꿔 놓았다.


비교를 멈추었고

욕심을 멈추었다.

삶의 열정과 사랑 감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비울수록 채워지는 마법 같은 세상

너무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더라

뜨겁지 않아도, 차갑지 않아도

미지근하고 은근하게 살아가면 되는 거

내 인생의 선택은 내가 하는 거다.







이전 17화 빗방울 모아 모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