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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의 황금비율

이 정도 맛이면 음식점 차려도 되겠다

by 가을웅덩이 May 27. 2023


며칠 전 돼지 등갈비찜 요리를 만든 적이 있다. 유튜브와 지인이 가르쳐 준 고추장 돼지불고기 양념을 비율대로 섞어서, 담금주로 잡내를 없앤 돼지 등갈비에 넣고 요리를 해 보았다. 푹 익혀야 한다기에 물을 조금 넉넉히 넣고 양념을 푼 후, 센 불에서 익히는 동안 밀린 책을 읽고 있었다. 20분 정도 흘렀을 때 느낌이 이상해서 후다닥 뛰어가 보니 다행히 타기 10초 전이었다. 얼른 졸여진 등갈비를 꺼내고 냄비에는 찬물을 가득 부어 두었다.


"우와~~ 이 거 밥도둑이네요. 배가 불러도 자꾸 젓가락이 가요"

아들은 어느새 밥통으로 가서 밥을 한 주걱 더 퍼 왔다. 아들이 맛있다고 하면 등갈비찜에 넣은 이 양념은 황금비율이다. 거기다 졸여질 대로 졸여져서 맛이 더 좋아진 것이다.
 



요리마다 황금비율이라는 게 있다. 물론 먹는 이들마다 맛의 평가는 다르겠지만 우리 집에는 아들의 맛 평가에 맞추고 있다. 요리를 할 때마다 눈대중으로 대충 양념을 넣다 보니 맛이 들쭉날쭉해서 이제는 밥숟가락으로 재서 양념을 넣는 습관도 들이고 있다.
 
남편과 나는 맛에 민감하지 않아서 웬만하면 맛있게 먹는 편이다. 지금까지 요리 솜씨가 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맛에 대해 평가해 주는 식구가 있어야 요리 실력이 늘게 된다. 레시피를 찾아보기도 하고 그 레시피를 가족의 입맛에 맞게 바꾸어 보기도 하고 안 해 보던 요리에 새롭게 도전해보기도 한다.
 
"이 맛이면 음식점 차려도 되겠다"

가족들의 칭찬은 가득 쌓인 설거지 그릇들도 두렵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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